한나라, 김덕룡-박성범의원 공천헌금 수수 수사의뢰

  • 입력 2006년 4월 12일 19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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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허태열 사무총장은 12일 "김덕룡 의원(서초을), 박성범 의원(중구)이 서울 서초구 및 중구 구청장 공천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했다는 제보가 접수돼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허 총장은 김 박 의원의 공천 관련 금품수수 비리 제보가 들어와 이날 오후 5시경 최고위원회 중진 연석회의를 긴급 소집했고 연석회의는 이 사건의 규명을 위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허 총장은 이 같은 사실을 본인들에게도 통보했다며 "당의 감찰 기능으로는 사실 관계를 밝히는데 한계가 있어 검찰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의 경우 금품을 제공한 사람은 시의원 한모 씨의 부인 전 모씨로 전씨는 김 의원의 부인에게 올해 2월과 3월 수 차례에 걸쳐 현금으로 모두 4억4000만 원을 전달한 것으로 한나라당 내부 감찰 결과 드러났다.

허 총장은 김 의원은 당시 이 사실을 몰랐고 서초구청장 공천이 끝난 4월 5일 이후 알게 돼 부인에게 돌려주라고 했는데 부인은 한 씨와 연락이 안돼 계속 돈을 갖고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또 박 의원의 경우 돈을 전달한 사람은 중구청장 공천 신청 뒤 순직한 성낙합 전중구청장 부인의 인척 장모(여) 씨로 장 씨는 올해 1월 박 의원 부부와 식사를 함께 한 뒤 케이크 상자에 미화 21만 달러(약 2억 원)를 넣어 박 의원의 부인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 부인은 장 씨로부터 미화 21만 달러와 술, 명품가방을 받았으며 처음에는 케이크 상자인 줄 알고 받았으나 뜯어봤더니 돈으로 밝혀져 박 의원이 부인에게 "돌려주라"고 하고 다음날 출근해 돌려 준 줄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 사무총장은 "금품을 제공한 두 사람 모두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이라며 "한나라당 감찰단은 부인들까지는 조사하지 못했고 내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13일 오전 긴급 의총을 열어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며 향후 검찰 조사 추이에 따라 출당, 제명 등의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한나라당 허 총장과의 일문일답.

-혐의 내용은 무엇인가?

"(혐의를 받고 있는) 당사자와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간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이 많다. 중구청장 공천과 관련해 물품과 금품 제공이 주장되고 있지만 박성범 의원의 해명과 (제공) 당사자의 주장이 엇갈려 조사에 한계가 있다. 김덕룡 의원과 관련해서는 금품이 제공된 것으로 돼있다. 김 의원은 그 사실을 모르고 후보 공천 신청한 그 사람과 부인간 거래가 있었던 것 같다. 김덕룡 의원은 4월5일 비로소 인지했다는 것이다.

-김덕룡 의원의 해명은 부인은 알고 자신은 몰랐다는 것인가?

"그렇다. 이후 공천이 끝난 뒤 그 사람(금품 제공자)이 찾아와 '왜 공천을 안 주느냐'고 해서 알게 됐다고 한다."

-김덕룡 의원이 받는 금액은…?

"4억4000만원이라고 한다."

-박성범 의원의 해명은 무엇인가?

"박 의원의 경우엔 안 받았다고 하고, 금품을 넘겨준 사람은 줬다고 한다."

-금품 제공자는 둘 모두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인가?

"그렇다. 둘 다 탈락한 사람이다."

-박 의원은 본인이 직접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인가?

"금품을 밤에 전달해 올 때는 케이크 상자인 줄 알고 부인이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뜯어봤더니 그것이 돈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돌려주라고 (부인에게) 말했고, 그 이후 돌려준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일단 금품을 받은 것은 시인하고 있나?

"그렇다. 부인이 받은 것을 4월5일 이후에 알았다고 한다. 이날 부인에게 확인해보니 '받았다'고 해서 '돌려주라'고 했는데 (제공자가) 돈을 찾아가지 않았다고 하고 있다."

-검찰수사 의뢰에 대한 김 의원과 박 의원의 반응은…?

"검찰수사를 의뢰했다고 통보하니 '알겠다'고 했다."

-당에서 자체 징계하나?

"지금 이들이 혐의가 있는지 당에서 확인할 수 없다.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

-박성범 의원은 얼마를 받았다고 하나?

"케이크 상자를 받았더니 미화 21만달러(약 2억1000만원)가 있어서 다음날 돌려주라고 했고, 돌려준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

-박 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한 사람은…?

"중구청장 후보의 경우 (금품을 주고) 탈락한 사람의 부인의 인척되는 사람이 줬다고 한다. 구청장은 사망했기 때문에, 여자인 인척은 죽은 사람의 부인을 공천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박 의원의 부인은 돌려줬다고 하고 상대방은 안 받았다고 주장하는 건가?

"그렇다."

-고발은 언제 하나?

"내일 아침 서울중앙지검에 한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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