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출마 선언…한나라 서울시장 후보경선 흥행 ‘탄력’

  • 입력 2006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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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정계를 떠났던 오세훈 전 의원이 9일 출마 회견을 하기 위해 서울 강서구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 들어서고 있다. 김경제 기자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정계를 떠났던 오세훈 전 의원이 9일 출마 회견을 하기 위해 서울 강서구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 들어서고 있다. 김경제 기자
오세훈(吳世勳) 전 의원이 9일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전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서울시장 선거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나흘 전인 5일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부 장관이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강 전 장관이 주도권을 쥐는 듯한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나 여야 정치권은 ‘오세훈 효과’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강금실 대항마로 급부상=오 전 의원은 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유력시되는 강 전 장관의 대항마로 급속히 떠오르고 있다.

오 전 의원이 출마를 고심하던 시점인 7, 8일 한국일보와 여론조사기관인 미디어리서치가 서울시민 500명을 상대로 벌인 가상대결 조사에 따르면 오 전 의원 42.4%, 강 전 장관은 42.0%로 오 전 의원이 근소한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적인 투표의사층만을 놓고 분석하면 오 전 의원(48.1%)이 강 전 장관(38.9%)을 크게 앞섰다.

그동안 한나라당 후보 중 선두 양강(兩强)을 형성해 온 맹형규(孟亨奎) 전 의원과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강 전 장관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뒤져 ‘대(對)강금실 경쟁력’ 면에서 오 전 의원이 월등히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7일 서울지역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CBS 방송의 여론조사 가상대결에서는 오 전 의원(38.6%)이 강 전 장관(40.6%)보다 2%포인트 뒤졌다.

▽2주 만에 ‘경선의 벽’ 뛰어넘을 수 있을까=오 전 의원의 출마는 일단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의 흥행 효과를 한껏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이 강금실 카드를 앞세워 바람을 일으키는 상황에서 속수무책이었던 한나라당 내에서는 “당내 경선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그러나 오 전 의원으로서는 앞으로 2주일 남짓한 짧은 기간에 당내 경선의 벽을 돌파해야 한다. 오 전 의원은 이날 서울시장 경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지도부에 경선 연기를 요청했으나 단지 이틀만 늦춰졌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이날 밤 회의를 열어 당초 23일로 예정됐던 후보 경선을 25일로 늦추기로 결정했다. 공천심사위는 또 오 전 의원의 경선후보 등록을 위해 10일 추가 모집공고를 내고 11일 하루 추가등록를 받기로 했다.

당내 경선은 여론조사(20%), 국민참여경선(30%), 대의원(20%) 및 당원 투표(30%) 결과를 합산해 치러질 예정이다. 열쇠는 50%를 차지하고 있는 대의원 및 당원 투표에서 얼마나 득표할 수 있느냐다.

외부 인사 영입에 적극적이던 당내 초선 의원들은 일단 오 전 의원 편을 들고 있다. 그러나 막상 경선전에 들어가면 후보별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그를 전폭적으로 지지할지는 알 수 없다.

▽“서울시정 구상 이미 정립했다”=이에 앞서 오 전 의원은 이날 서울 강서구 염창동 한나라당 중앙당사에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국민이 기쁜 마음으로 우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시정에 대한 철학과 구상도 이미 정립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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