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기업 “외자 1000만달러 유치” 공시후 무산까지

  • 입력 2006년 3월 8일 03시 05분


Y기업이 외자유치 공시를 낸 시점이 교직원공제회가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시점과 절묘하게 일치하는 것도 주목을 끈다.

증시에서 주목을 끌지 못했던 기업에 기관투자가의 자금이 들어오기 시작한 데다 외자유치 추진이라는 호재가 결합하면서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교직원공제회가 Y기업의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지 10일 뒤인 지난해 5월 13일 Y기업은 “미국 주정부와 1000만 달러 내외의 외자유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사실은 없다”고 공시했다.

교직원공제회는 17일 Y기업 주식 2만 주를, 18일에는 5만 주를, 6월 1일엔 10만 주를, 다시 6월 8일에는 15만 주를 사들였다.

Y기업은 6월 13일 외자유치 추진 내용을 재공시했다.

교직원공제회는 Y기업이 7월 13일 같은 내용을 다시 공시할 때까지 2차례에 걸쳐 20만2000주를 매입했고 한 차례 10만 주를 내다팔았다.

그 후 Y기업은 8월 12일 “투자 조건에 관한 상호간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더는 외자유치 협상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는 공시를 냈다.

Y기업이 외자유치 추진 공시와 무산 공시를 하는 동안 교직원공제회는 총 143만 주를 62억 원에 사들였다.

5월 3일 2465원에 불과하던 Y기업 주가는 꾸준히 올라 7월 19일에는 6100원이 됐다. 외자유치가 무산됐다는 공시가 나오기까지 석 달 동안 80% 가까이 올랐다.

그 후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해 8월 31일에는 316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교직원공제회는 주식을 내다팔지 않고 10월까지 계속 주식을 더 사들이다가 10∼11월에 일부인 34만 주를 팔았다.

교직원공제회 측은 “외자유치 건을 미리 알고 있었지만 투자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Y기업이 교육인적자원부 및 산하기관인 교직원공제회 핵심 인사들의 인맥을 활용해 주가 관리에 필요한 투자금을 확보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정치권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Y기업 회장인 Y 씨와의 골프회동으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인 이해찬 총리는 교육부 장관 출신이고, 이기우(李基雨) 교육부 차관은 현 김평수(金坪洙) 교직원공제회 이사장 직전에 이사장을 지냈다.

Y 씨가 주가조작 혐의로 실형을 산 전력도 정치권의 이 같은 의심을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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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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