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평양발 대형뉴스 나올 것"…김정일 방중 결산

  • 입력 2006년 1월 17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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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感)이 나쁘지 않다."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극비 중국 방문을 지켜본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어느 때보다 기대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의 적극적인 개혁개방 행보 때문이다. 베이징(北京) 외교가에서는 "조만간 평양발 대형뉴스가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남순(南巡)과 천지개벽=2001년 1월 상하이(上海)를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은 '천지개벽'이라고 놀라워했다. 이번 방중은 그 때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경제학습 수준을 넘어 '중국 개혁개방의 1번지'를 장시간 둘러봤다. 중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의지의 다른 표현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이번 '남순 행보'는 지난해 10월 평양을 방문한 후 주석의 권유와 무관치 않다"며 "당시 후 주석은 북측이 개혁개방에 나설 경우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후 주석과 김 위원장의 베이징 회동에서는 그 후속대책이 논의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남북경협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의 외자 유치를 통한 경제특구 성공 경험은 남한 자본으로 건설된 개성공단의 조기개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안개에 싸인 김 위원장의 행적=김 위원장의 남부 방문 모습이 일부 포착되기는 했지만 전체 일정은 철저히 안개 속이었다.

홍콩 다궁(大公)보의 한 기자는 17일 "베이징에 16일 큰 안개가 끼었고 김 위원장의 행적은 신비하고 찾기 어려워 기자들의 심정도 날씨처럼 엉망"이라며 "기자들이 복권을 사는 심정으로 김 위원장 방중과 관련되는 곳들을 모두 뛰어다닌다"고 호소했다.

기자들 뿐 만이 아니다. 쿵취안(孔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큰 실수를 했다. 쿵 대변인은 "오늘 후 주석과 외국 지도자간에 회담이 있느냐"는 질문이 집요하게 이어지자 "회담 일정이 있다. 그리스 총리가 중국을 방문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쿵 대변인은 잠시 후 "정정할 것이 있다. 그리스 총리는 내일 온다"고 말해 후 주석이 이날 만나는 외국지도자가 김 위원장임을 사실상 시인해 버렸다.

김 위원장의 '얼굴 없는 방중' 일정 중 특히 11일 행적은 석연치 않아 많은 추측 보도를 낳았다. 10일 새벽 단둥(丹東)을 통과한 뒤 이날 동선이 파악되지 않은 채 13일 광저우(廣州)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심각하지는 않지만 김 위원장의 과거 상처가 재발해 베이징 외곽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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