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국방위원장, 후진타오 만난후 귀국길 오를 것"

  • 입력 2006년 1월 16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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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부 시찰을 마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17일 새벽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만난 뒤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16일 "김 위원장이 탄 전용열차가 15일 밤 10시반 경 광둥(廣東)성 선전(深¤)을 출발해 상하이(上海)에 중간 기착한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현지에서 특별한 조짐이 없었다"며 "베이징으로 직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선전에서 베이징까지는 열차노선에 따라 26~32시간이 걸려 김 위원장은 17일 새벽에야 베이징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철도 관계자에 따르면 △선전-창사(長沙)-우한(武漢)-정저우(鄭州)-스자좡(石家庄)-베이징의 내륙노선은 26시간 △선전-난창(南昌)-허페이(合肥)-난징(南京)-지난(濟南)-톈진(天津)-베이징의 중간노선은 28시간 △선전-푸저우(福州)-상하이-난징-지난-톈진-베이징의 해안노선은 32시간이 걸린다.

베이징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베이징에 도착하면 17일 오전 후 주석과 회담한 뒤 곧바로 귀국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일절 정보를 주지 않고 있어 뭐라 말하긴 힘들지만 아직 북중 정상회담은 하지 않았고, 김 위원장은 선전에서 해안선을 따라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싱다오(星島)일보 등 홍콩 언론들도 16일 김 위원장이 광둥(廣東)성 방문을 마치고 베이징으로 올라갔으며 후 주석 등 중국 당정 고위 지도자들과 회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후 주석과 이미 회담을 가졌으며 베이징에 들르지 않고 곧바로 귀국할 것이라는 얘기도 여전히 나돌고 있다.

다른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와 함께 움직인 고려항공기가 상하이는 물론 베이징서우두(首都)공항에서도 목격되지 않았다"면서 "고려항공기가 베이징 근교 군용 비행장에 내렸을 수도 있지만 평양으로 바로 돌아갔다는 첩보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6일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길어지는 것은 북한의 체제 안정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김국방위원장이 이동전 선도열차 먼저 출발시키는 이유

중국을 극비 방문 중인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안전을 위해 이동 전 반드시 선도열차를 먼저 출발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밤 10시반경 선전(深¤)역을 출발하는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를 목격한 사람들은 열차가 출발하기 15분전에 몇 량의 객차로 편성된 선도열차가 먼저 역을 출발했다고 전했다. 선도열차 편성은 2004년 4월 김 위원장의 방중 후 귀로에 발생한 용천역 폭발사고를 의식한 안전 대책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탄 전용열차는 기관차를 포함해 20량으로 전체 색깔은 초록색이었으며 선두쪽 객차에만 불이 켜져 있었다. 나머지 객차에선 대부분 밖으로 불빛이 새나오지 않았다.

13일부터 광저우(廣州) 공항에 머무르고 있던 북한 고려항공기도 김 위원장의 열차가 출발한 뒤 16일 새벽 2시경 이륙했으나 행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김 위원장은 15일 오전 선전의 대형 컨테이너 항구인 옌톈(鹽田)항을 시찰하고 항구 책임자로부터 운영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홍콩 언론들이 보도했다.

원후이(文匯)보는 "김 위원장이 옌톈항을 시찰한 것은 북한이 중국 항구의 성공적인 경험을 빌려서 북한의 항구와 무역 발전에 새로운 사고와 참고가 되기를 바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밍(明)보는 "김 위원장이 외자를 대거 유치해 건설된 옌톈항을 조감할 수 있는 빌딩 위에 올라가 홍콩 쪽도 바라보았다"며 "김 위원장은 수행 중인 중국 관리들이 바다 저쪽이 홍콩이라고 밝히자 생각에 잠긴 듯 그쪽을 주시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선전의 통신설비 기업인 선전화웨이(華爲)그룹을 방문해 자동생산설비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생산현황 등을 꼼꼼히 물었다. 오후에는 다시 아시아 최대이자 중국의 공업레이저설비 제조업체인 다쭈(大族)레이저과학기술공사에 들러 레이저 상품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회사 측은 현란한 색상의 레이저로 무대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선전 TV를 방문해 방송국 측이 마련한 조선 민속춤을 관람했으며 광둥성 관리들의 특별만찬에 참석한 뒤 베이징으로 출발했다고 홍콩 언론들은 전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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