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 꼴이 이게 뭐냐”與중진들 심야회동 ‘盧心개각’ 성토

  • 입력 2006년 1월 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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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개각’을 놓고 열린우리당과 청와대 간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2일 오후 개각 발표 직후 공식적으로는 “환영” 논평을 냈으나 의원들 사이에서는 원색적인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무엇보다 정세균(丁世均) 당의장을 사전 양해 없이 ‘징발’한 데 대해 다수 의원들이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시했고 일부에선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당 꼬락서니가 이게 뭐냐”=이날 오후 9시 반경 정 의장을 비롯해 3선 이상 당 중진들과 비상집행위원 등 24명이 긴급 회동을 가졌다. 당초 이 모임에서는 정 의장 입각에 따른 당 운영 방안과 유시민(柳時敏)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입각 문제에 대한 여론 수렴을 위한 자리였다.

그러나 회의 초반부터 청와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참석자는 “참석자 전원이 ‘당을 뭘로 보고 이런 일을 하느냐’며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며 “다들 ‘당이 산업자원부 장관 밑에 있게 되는 거냐’고 화를 냈고 일부는 욕설까지 하는 상황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참석자들은 정 의장의 면전에서 “사전에 언질이 있었다면 우리들과 미리 상의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고, 일부 의원은 “당장 청와대로 달려가 거부 의사를 밝히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정 의장은 “오늘 낮 12시에야 김완기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에게서 통보를 받았다”고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정 의장이 머뭇거리자 참석자들은 “당도 체면이 있는 만큼 당장 당의장 직을 사퇴하라”고 강하게 압박했고, 이로 인해 회의장 분위기가 상당히 험악해졌다는 것.

한 참석 의원은 “당의장이 바뀌니 또 국립묘지 가서 참배해야겠네. 이번 개각을 국립묘지에 묻혀 있는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겠다”며 비꼬기도 했다.

1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연석회의에서 특히 당의장을 지낸 임채정(林采正) 의원은 “당 꼬락서니가 이게 뭐냐”며 시종 격한 감정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의원은 최근 개각에 앞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유 의원 입각 등에 대한 당내 부정적 분위기를 전달했다. 당 관계자는 “한마디로 청와대가 당과 사전 협의 없이 뒤통수를 친 격”이라고 말했다.

장영달(張永達) 의원은 회의 직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자꾸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회의 말미에 한 의원이 유 의원의 입각 문제를 꺼내자 참석자들은 “집어치워라. 우리를 어떻게 보고 하는 소리냐”며 “얘기도 꺼내지 말라”고 고함을 쳤다는 전언이다.

▽“폭발 직전 상황”=초·재선 그룹을 중심으로 조직적인 반발 기류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재선 그룹은 3일 모임을 갖고 공개적으로 이번 개각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라고 한 재선 의원이 전했다.

이 의원은 “어려운 당을 정 의장이 이끌면서 상당히 안정되고 잘 해보려고 하는데 청와대가 당은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것이냐”며 “의원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재선 의원은 “한마디로 개판이다. 이게 도대체 뭐하자는 것이냐”며 “이런 식으로 당을 대하는데 더는 국회의원을 하고 싶지 않다”고 청와대를 성토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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