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을 보면 차지철이 생각나”

  • 입력 2005년 11월 16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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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평론가 변희재 씨가 16일 청와대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의 차지철 경호실장에 빗대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변 씨는 자신이 편집국장으로 있는 인터넷신문 ‘런아시아’에 쓴 칼럼에서 “조 수석은 홍보수석 역할로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를 보면 박 정권 시절 경호실장을 넘어 소통령의 역할을 했던 차지철이 떠올려 진다”고 말했다.

그는 “조 수석은 홍보수석 임명 당시 ‘나의 전공을 살려 정무 일에도 적극 조언하겠다’고 취임 의지를 밝혔다”며 “처음부터 업무 이외의 것까지 넘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연정 제안 이후 TV토론에 나선 조 수석은 연정 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이론을 알리는 데 애쓰는 경향을 보였다”며 “그건 일반적인 홍보수석의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변 씨는 이어 “조 수석의 행태를 보면 자신의 직분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변 씨는 지난 9월 ‘지역주의신념 변절’을 놓고 강준만 전북대 교수와 서면 공방을 벌이던 조 수석이 10월1일 강 교수가 등산하고 있던 전라북도 연석산에까지 찾아갔던 일을 언급했다.

그는 “홍보수석의 개인적 신념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며 “그런데 놀랍게도 조 수석은 신문에 칼럼을 쓴 일개 대학교수를 만나러 전주의 높은 산까지 따라 올라갔고, 기어코 ‘그 자리에서 오해를 풀었다’며 인터넷에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한신대 김동민 교수의 말을 인용해 “조 수석은 자신에 대한 공격에 대해서만 민감하게 반응했을 뿐 정작 중요한 공적인 비판은 간과했다”며 “일국의 홍보수석이라면 청와대가 지역주의를 조장했는지 아닌지 그걸 따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변 씨는 “홍보란 인내가 필요한 업무”라며 “바로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불만을 참으며 끝없이 언론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알리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청와대 블로그나 대통령과의 공개 덧 글로 홍보가 제대로 되겠는가”라며 “일국의 대통령과 수석이 덧 글로 기자 한명의 글을 안주꺼리 삼아 비아냥대놓고 ‘농담’이라고 하니, 누가 그들에게 세금으로 월급 주고 싶겠냐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끝으로 “가장 좋은 홍보는 홍보담당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며 “대기업의 홍보책임자 중에 언론에 나타나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알리는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변희재씨 '조기숙 홍보수석을 보면 차지철이 떠오른다 '전문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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