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규씨, 남북협력기금 유용

  • 입력 2005년 9월 30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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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비리 혐의로 대표이사직을 박탈당한 김윤규(金潤圭·사진) 현대아산 부회장이 금강산사업 추진 과정에서 8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개인적으로 사용했으며 특히 이 가운데 상당액은 정부의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원된 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회장은 또 현대아산 협력업체를 통해 1억2000만 원의 비자금을 별도로 조성해 정치인 후원금 등으로 내는 등 2001년부터 올해까지 총 25억5600만 원의 공금을 빼돌려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부회장이 국민의 세금을 재원으로 하는 남북협력기금에까지 손을 댄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그의 비리 혐의에 대해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본보가 29일 단독 입수한 김 부회장에 대한 현대그룹의 내부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그룹 경영전략팀은 6월 27일부터 7월 8일까지 11일간 현대아산에 대한 집중 감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감사보고서는 김 부회장이 북한 측의 금강산사업 회사인 ‘금강총회사’에 지급한 공사비 등을 장부에 허위 기재하는 등의 방법으로 76만2000달러(감사보고서 추정액 8억6400만 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사용했다고 밝혔다.

현대그룹 고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조성한 비자금 가운데는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원된 돈이 상당액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또 현대아산의 협력업체인 FM텍에 용역비를 매월 1000만 원씩 과다 지급했다가 일부를 돌려받는 방식으로 2004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억2200만 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정치인 후원금 등으로 썼다고 감사보고서는 밝혔다.

감사보고서는 그가 비자금 조성과 함께 △회사 대여금 유용 △비품청구 후 사외(社外) 유출 △회사 자금의 사적 유용 △방만한 접대비 사용 등을 통해 총 25억5600만 원의 손실을 회사에 끼쳤다고 덧붙였다.

현대 측은 “감사 결과 김 부회장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대북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적 이익을 위해 공금을 빼돌린 사실이 명백히 입증됐다”면서 “이런 비리를 묵과하면 정상적인 대북 사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현정은(玄貞恩) 회장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김 부회장의 개인 비리 혐의가 지난달 8일 본보에 보도된 뒤 같은 달 19일 이사회를 열어 그의 대표이사직을 박탈한 바 있다.

본보는 김 부회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접촉하려 했으나 김 부회장이 23일 중국으로 출국해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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