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사들 휘발유값 폭리”…작년 8800억 차익

  • 입력 2005년 9월 22일 12시 07분


코멘트
국내 정유사들이 기름값을 원유도입가격이 아닌 국제 현물시장 석유제품가를 기준으로 정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주노동당 조승수 의원은 22일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 2001년 이후 3년 만에 3.2배의 영업이익을 올렸다”며 “이는 정유 5사가 실제 원유 도입가격 기준이 아니라 싱가폴, 일본 등의 현물시장 석유제품 가격을 기준으로 세전 공장도가격을 산출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1리터당 국제제품가와 원유도입가 차액이 97.55원”이라며 “이런 과정을 통해 정유 5사는 지난해 휘발유 내수판매에서만 8800억원의 차익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또 “정유사들이 지난해 국내 휘발유 판매에서 얻은 차익은 80만6000가구의 연료비 지출규모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특히 “석유제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국민 부담이 늘어나고 있지만 산업자원부는 사실상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심지어 2004년도 국내 석유제품의 세전 공장도가격의 수준을 적정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결국 실제 원유도입가격과 국제제품 가격의 격차가 증가함에 따라 정제마진이 커지고 있다”며 “이 같은 가격결정체계 하에서 현재와 같은 고유가 시대가 계속될수록 정유사의 폭리는 계속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산자부는 정유사간 실질경쟁 도입을 위해 대책을 내놓아야 하고, 공정위는 정유 5사에 대한 담합여부와 가격결정 방식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석유협회는 해명자료를 통해 “미국과 EU, 일본 등 선진국도 원유 도입가격이 아닌 국제제품가격을 기준으로하고 있다”며 “일부에서 원유 도입가격을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우리나라 역시 경쟁체제여서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밝혔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