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판공비 씀씀이로 본 단체장-장관 성향

  • 입력 2005년 9월 1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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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과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 김근태(金槿泰) 보건복지부 장관 등 차기 대통령선거 예비후보들은 ‘판공비’를 어떻게 쓰고 있을까.

본보는 이들이 각 부처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한 올 1분기(1∼3월) 판공비 액수와 명세를 분석했다. 현재의 공직에서 받는 판공비에 국한돼 있기 때문에 전체 씀씀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고, 이에 따라 상대적인 비교도 어렵지만 판공비를 사용하는 스타일의 뚜렷한 차이는 확인할 수 있다.

또 박근혜(朴槿惠) 한나라당 대표 등 판공비 공개 대상이 아닌 사람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외활동형’ vs ‘대내활동형’=이 시장과 손 지사는 판공비의 절반가량을 외부 인사들과 관련된 일에 사용했다. 이 시장은 총판공비의 56.5%(4059만6910원)를, 손 지사는 45%(3965만1000원)를 대외활동에 썼다.

이 시장은 3월 9일 국회의원과의 간담회 비용으로 서울 롯데호텔 내 일식집에서 한 차례에 108만6800원을 지출했고, 3월 11일 종교계 지도자와의 간담회 비용으로 서울 프라자호텔 레스토랑에서 45만9080원을 썼다.

손 지사는 행정수도 이전 대책 등 도정과 관련해 국회, 도의회, 중앙부처 인사들과의 간담회에서 1266만4000원을 사용했고 영어마을, 슬로푸드 마을 등 주요 사업을 위한 유관기관, 도민들과의 간담회 비용으로 2130만5000원을 지출했다.

이에 반해 정 장관과 김 장관은 주로 내부 행사용으로 썼다.

정 장관은 주요 정책과 관련해 통일부처 간부들과의 회의, 직원 격려금 등에 총액의 45.5%인 1685만4000원을 썼다. 김 장관도 외부 인사들과의 간담회(21%)보다는 대내 회의, 직원 위로·격려금(33.5%)에 판공비를 더 많이 사용했다.

▽어떤 사람을 챙기나=정 장관은 부처 내 간부의 생일은 물론 직원 득녀와 직원 부친 쾌유 축하, 환갑잔치 등 직원 경조사에 5만∼10만 원씩 총 19번을 지출했다.

이 시장도 ‘제 식구 챙기기’에 신경을 많이 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시장의 지원을 요청하는 외부 단체가 많지만 단체 간 형평성을 고려해 거의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축의·조의금도 전액 사비(私費)로 내고 판공비에서 일절 지출하지 않았다. 대신 직원들 격려금은 3개월 동안 현금으로 80만∼200만 원씩 14번 지급했다.

반면 김 장관은 각종 사회단체 후원의 밤, 사회시설 등에 내는 성금이나 격려금이 많았다. 김 장관은 1월 20일 반부패 국민연대 후원의 밤, 1월 27일 건강세상네트워크 후원의 밤 등에 10만∼20만 원의 후원금을 냈다. 2월 23일 호스피스홍보대사였던 영화배우 고 이은주 씨에게도 10만 원 상당의 조화를 보냈다.

외부 기관이나 유관 인사들에게 주는 격려금, 축의·조의금은 손 지사가 1891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정 장관 883만1000원, 김 장관 725만 원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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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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