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어디로” 촉각 곤두세운 차기 大選주자

  • 입력 2005년 9월 2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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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과 임기 단축 발언의 파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노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회담하기로 한 데 대해 여야의 차기 대권주자군은 양자 회담의 배경과 향후 파장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열린우리당 내의 유력 대권후보 중의 한 명인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의 한 측근은 1일 “현재의 여야 대치 및 지역구도 아래서는 정치 발전이 없으며 이제는 정치권이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 정 장관의 생각”이라며 양자 회동을 긍정 평가했다.

그러나 이 측근은 대통령의 연정 제안에 대해서는 “국민이 혼란스러워한다”는 말로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김근태(金槿泰) 보건복지부 장관 측은 연정 등에 보다 직접적인 거부감을 나타냈다. 한 측근은 “독재권력과 싸워서 쟁취한 1987년의 대통령 직선제를 포기하고 한나라당과의 내각제 공조가 공공연히 거론되는 것을 받아들이기는 힘들다”고 말해 내각제 개헌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나라당 소속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 측은 “노 대통령의 다음 카드는 개헌인데, 지금은 개헌 논의를 할 때가 아니다”고 쐐기를 박았다. 한 측근 의원은 노 대통령과 박 대표의 회담과 관련해 “노 대통령의 개헌 논의에 말려들면 죽도 밥도 안 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역시 한나라당 소속인 손학규(孫鶴圭) 경기지사 측은 “정국 현안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며 언급을 피했다.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 조사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고건(高建) 전 총리는 연정 등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지만 측근들은 “다음 수순이 뭐냐. 결국 내각제 개헌으로 가자는 것이냐”며 조기 개헌 논의 가능성에 관심을 표명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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