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조기숙 발언’에 “조선시대 궁녀수준” 맹비난

  • 입력 2005년 8월 26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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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21세기에 가 계시고, 국민들은 아직도 독재시대의 문화와 지도자에 빠져있다.”

조기숙(趙己淑·사진) 청와대 홍보수석의 25일 발언에 대한 비난여론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누리꾼들은 “국민을 무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야당은 “조수석 잘났다. 그만 물러나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26일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한마디로 국민 모욕”이라며 “홍보수석이 나서서 무시하니, 국민 노릇도 못해먹겠다”는 등의 비난이 들끓었다.

누리꾼 ‘khj480104’는 “국민들을 구시대에 발목 잡혀 헤어나지 못하는 불쌍한 사람으로 묘사하다니 어이가 없다”며 “국민을 이렇게 깔아 뭉게도 되는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hhjuni’는 “잘되면 자기 덕분이고 못되면 남의 탓을 한다”며 “야당 탓, 국민 탓, 언론 탓 너무하다고 생각 하지 않느냐”고 성토했다.

‘노가리2’도 “국민은 21세기에 있는데 조 수석만 조선시대 궁녀 수준”이라며 “교수출신인 분이 국민의 마음을 읽고 진언을 해야지, 이게 뭐냐”고 질타했다.

이밖에 “대통령이 21세기형이라 국민이 따라야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신 독재주의’”(choe05), “국민을 우습게 알고 지도해야 할 대상으로 삼는 대통령과 정권이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chrischung)라는 누리꾼도 있었다.

시사웹진 뉴라이트 닷컴(www.new-right.com)도 이날 ‘21세기의 조기숙은 독재시대적 요설을 집어쳐라’는 제목의 칼럼을 내고 “조 수석에게 홍보수석의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대통령과 국민이 코드가 안 맞는다고 얼떨결에 이실직고 했다가 주어 담을 수 없으니까, 책임을 언론에 떠넘겼다. 이쯤 되면 ‘얼떨리우스’ 수석”이라고 꼬집었다.

한나라당은 이날 ‘조기숙 수석, 당신 잘났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대통령 측근이라는 사람이 국민을 능멸하느냐”며 “노 대통령은 위기 수습책으로 권력을 통째로 내동댕이치기 보다는 홍보수석부터 먼저 집으로 돌려보내라”고 성토했다.

이런 가운데 조 수석은 26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제 말은 국민들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야당이 독재시대처럼 폭로정치를 하고 언론이 그걸 그대로 받아써서 국민과 정부 간에 의사소통이 잘 안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언론이 (성과가 아닌)여론조사를 가지고 참여정부의 성적표라고 하니까, 객관적인 사실이 돼 버린다”며 “국민들은 객관적인 지표를 접할 기회가 없고, 남들이 현 정부가 못한다고 하니까 자신들도 못한다고 답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 조기숙 "대통령 21C인데 국민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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