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권력 통째로 내놓을수도 29% 지지도로 국정곤란”

  • 입력 2005년 8월 2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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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25일 오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과의 대화’ 프로그램에서 임기 전반기 국정 성과에 대해 패널들과 토론하고 있다. 석동률 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25일 오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과의 대화’ 프로그램에서 임기 전반기 국정 성과에 대해 패널들과 토론하고 있다. 석동률 기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5일 “저의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 지지도는 엊그제 발표로 29%”라며 “책임정치를 하는 나라에서 29% 지지도를 갖고 국정을 계속해서 운영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하는 문제에 대한 국민적 토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부동산이야말로 시장이 완전히 실패한 영역이고, 역대 정부가 계속해서 왜 실패했느냐 하면 저항 때문”이라며 “부동산 문제에 관한 한 사유재산원리, 시장원리 등을 가지고 헷갈리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밤 KBS1 TV ‘국민과의 대화―참여정부 2년 6개월, 대통령에게 듣는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우리의 정치제도는 내각제가 아니어서 국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통해 재신임을 물을 수 있는 방법도 없고, 여론조사 결과를 갖고 대통령 직을 불쑥 내놓는 것이 맞는 것인지 확신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연정 제안과 관련해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은 파트너이지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한나라당이) ‘연정 그 정도 갖고는 얽혀서 골치 아프니까 권력을 통째로 내놔라’라고 하면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연정 제안은 음모가 없으며 (한나라당이) 연정을 받기 싫으면 분열구도 극복을 위한 정치협상이라도 하고, 연정이 위헌이면 선거제도에 대한 협상을 하자는 것이 한나라당에 대한 요구”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부동산 부자들 쪽 여론이 총론에선 다 찬성하다가 정책이 하나씩 입안되면 ‘세금 폭탄이다’ ‘시장경제 원리에 반한다’고 들고 나와 주저앉혀버린다”며 “국민 생활을 위해 시장이 존재하는 것이지 시장을 위해 국민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앞으로 사유재산과 시장경제원리를 더욱 제약하는 방향으로 부동산 대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돼 논란이 예상된다.

노 대통령은 이어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사서 기분 좋은 사람들이 언제까지 웃을 수 있을지 의문을 갖고 있다”며 “투기는 이제 도저히 발붙일 곳이 없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재건축 아파트를 안 샀던 분들이 ‘안 사길 잘했지’ 이렇게 말할 시간이 온다”고 강조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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