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수용 불가인가=일본이 보여 온 ‘망언→유감표명→망언’의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핵심 당국자는 28일 “일본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유감 표명을 하곤 하는데 자세히 들어 보면 사과의 뜻이 아닌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야치 사무차관이 27일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논란을 일으켰던 자신의 발언에 대해 “참뜻은 한일 및 한미일 연대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토를 단 사실을 꼬집은 것.
야치 사무차관의 유감 표명을 비판한 이규형(李揆亨) 외교부 대변인의 28일 논평은 당초보다는 수위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대변인 논평은 정부 내 강온기류를 절충한 것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당초엔 일본 측의 ‘성의 있는 추가조치가 필요하다’는 대목을 넣으려 했었다”고 밝혔다.
추가적 조치란 야치 차관의 해임을 의미하는 것이나 지나치게 강경한 논평이라는 지적이 있어 마지막 순간에 들어냈다는 것이다.
▽얼어붙는 한일 관계=올해 들어 독도 영유권과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로 한일 관계에 악재가 이어진 가운데 불거진 야치 차관의 부적절한 발언은 양국 관계를 냉각시키고 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3월부터 계속적으로 일본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있지만 일본의 태도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현재 일본의 태도를 보면 대치 상태가 당장 풀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외교부는 야치 차관의 발언을 일본 주요 인사들의 역사왜곡 발언과 연계해 대응할 방침이어서 야치 차관의 거취와 관계없이 당분간 ‘불편한 한일관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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