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油田 때문에 정부 신뢰 결딴나”

  • 입력 2005년 5월 20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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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러시아 유전개발 투자의혹 사건) 때문에 참여정부는 절단 났습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0일 정부 각 부처의 정책홍보관리실장과 정책홍보관리관 6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점심식사를 함께한 자리에서 “언젠가는 누가 그랬는지 밝혀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대통령 생각과 공무원 생각이 다를 수 있다. 그럴 때는 대통령 생각을 따라 달라. 어쨌든 국민이 임기 동안 대통령에게 국정을 맡긴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참석자들은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최근 유전개발 의혹사건과 검찰 파동 등을 염두에 둔 발언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공개가 최선의 홍보”라면서 ‘정부 정책의 투명한 공개를 통한 적극적인 홍보’를 당부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정책 수행의 원천적 힘은 국민의 동의에서 나온다”며 “국민이 너무 많이 알아서 곤란하게 된 경우는 없다. 국민에게 실제 도움이 되도록 찾아가는 홍보, 그래서 국민이 잘못 알고 이해하고 있는 것을 바로 알게 해주는 것이 홍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나는 지도자이고 너희는 백성이라는 인식은 독재시대에나 가능한 일”이라며 “옛날에는 국가권력의 서슬이 시퍼레서 불만이 좀 있더라도 그대로 갔지만, 지금은 저항이 생기면 정책이 표류한다. 모든 정책은 국민의 지지와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여러분들은 정무직이 아니다. 참여정부를 위해 홍보하려 하지 마라. 여러분들이 정책홍보를 잘 하면 그것으로 참여정부는 잘 될 수 있다”면서 “정권이 바뀌어도 국민에게 필요한 정책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과거의 타성을 끊임없이 경계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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