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남 "파벌과 계파의 벽을 못넘었다"

  • 입력 2005년 3월 11일 17시 09분


코멘트
“파벌과 계파의 이해관계가 난무하는 현실정치의 벽에 부딪혀 독배를 마시게 됐습니다.”

열린우리당 당의장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신기남 의원은 11일 개인홈페이지에 남긴 글을 통해 “파벌과 계파의 장벽을 넘어 단결의 기운을 만들고 싶었는데 결국 패배했다”면서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신 의원은 “실용 때문에 개혁이 사그라질 것을 우려해 출마했었다”면서 “파벌에 기대지 않더라도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과 결혼식을 올리려다가 약혼식에서 퇴짜를 맞았는데, 사랑의 기술이 부족했다”며 “패배의 독배를 보약이라고 당당하게 패배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 당원의 말을 빌려 “조직의 쓴 맛이 두려워 특별한 세력에 굴복하지 않고, 개혁적 당원들을 믿고 홀로 서겠다”며 “정치개혁과 신당창당에 앞장섰던 제게 무슨 두려운 것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한 스님의 글이라며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과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외롭더라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개혁의 길을 당당히 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신 의원의 이런 글은 예비경선이후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신 의원이 10일 예비경선으로 등을 돌렸다’ ‘신 의원측이 충격적인 예선 패배의 결과를 상당부분 정 장관측의 ’작품‘으로 간주한다’ ‘송영길 의원을 구명하기 위해 정 장관 계보 의원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여 표를 옮겨갔다고 신 의원측이 의심한다’는 등의 일부 언론보도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열린우리당에는 구 당권파인 ‘천신정’그룹이 붕괴될 조짐이라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신기남 의원 글 전문보기

▶신기남 예비경선 패배는 정동영 작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