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劉차관 5·18강경진압 증거 없어”

  • 입력 2005년 3월 4일 18시 10분


유효일(劉孝一) 국방부 차관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진압군 대대장이었으나 시위대와 충돌하거나 반인권적인 진압행위는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국방부가 4일 밝혔다.

고경석(高庚錫) 국방부 감사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시 부대의 작전 및 전투상보, 검찰기록 등을 확인한 결과 유 차관이 지휘한 3대대가 광주시민과 충돌 또는 교전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나 기록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 차관이 대대장을 맡았던 20사단 62연대 3대대는 1980년 5월 21일 광주 송정리 일대 시위현장에 처음 투입돼 광주비행장 입구에서 시위대와 대치했으나 교전은 없었다는 것.

당시 3대대의 중대장이었던 이모 씨는 상부로부터 ‘반항자 사살지침’을 받았으나 이 지침은 곧바로 취소됐으며, 관련기록에도 구체적인 작전내용과 결과가 없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국방부는 또 군 병력이 광주교도소 구금자에게 가혹행위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 당시 교도관 서모 씨 등 3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군 병력은 외곽경계만 했으며 수형자들은 교도관이 통제해 가혹행위 여부는 모르는 내용”이라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윤광웅(尹光雄) 국방부 장관은 당시 군 병력의 교도소 내 가혹행위 여부를 군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할 뜻을 밝혔다고 신현돈(申鉉惇) 국방부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국방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당시 시위대 진압에 적극 나섰던 20사단 62연대 2대대의 대대장은 김대중 정부에서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이종규(李鐘圭) 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차관보는 광주민주화운동 진압공로로 1980년 정부포상(무공포장)을 받았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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