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칸박사가 核기술 제의” 시인

  • 입력 2005년 2월 28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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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1987년 파키스탄의 ‘핵개발 아버지’로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암거래 조직으로부터 핵무기 제조를 위한 핵심 기술을 제의받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비밀문서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마지못해 내놓았다고 뉴욕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이 문서에는 당시 칸 박사의 대리인들이 핵탄두 제조에 필수적인 금속 우라늄 주조 처리 방법을 포함한 일련의 기술을 수천만 달러에서 수억 달러에 제공하겠다는 제안이 담겨 있었다고 이 문서를 열람한 유럽과 미국 관리들이 말했다.

이란이 칸 박사의 조직과 접촉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문서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IAEA는 2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35개 이사국이 참여하는 집행이사회를 열고 이란이 칸 박사로부터 핵무기 제조기술을 제의받았다는 점을 비롯해 핵 안전협정 위반혐의를 집중 추궁했다.

IAEA는 또 10일 핵 보유 및 6자회담 불참을 선언한 북한이 핵 위협에 의존하는 대신 6자 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유럽의 한 외교관은 “새 문서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아니지만 핵 개발 의혹을 한층 키우게 한다”고 지적했다.

집행이사회는 이란이 보유한 원심분리기 중 하나에서 핵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고농축우라늄 흔적이 발견된 점과 이란이 두 가지 유형의 원심분리기를 수입 제조하려 했던 과정을 공개하지 않은 점을 비난했다.

이사회는 또 1월 테헤란 인근의 파르친 군사기지에 대한 IAEA의 두 번째 사찰 시도를 이란이 불허한 것도 추궁했다.

이 밖에 이사회는 이란이 사전 통보 없이 에스파한 지역에 있는 우라늄 변환시설 북쪽에 터널 공사를 한 점과 나탄츠의 핵시설에 있던 원심분리기 일부 부품을 에스파한의 연구소로 옮긴 행위도 문제 삼았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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