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두나라?…‘신행정도시’반대 의원 38명으로 勢확대

  • 입력 2005년 2월 27일 18시 10분


코멘트
비주류 농성 5일째이재오 의원(앞줄 가운데)을 비롯해 신행정도시 건설 법안에 반대한다고 서명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27일 국회 한나라당 원내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행정도시 건설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김동주 기자
비주류 농성 5일째
이재오 의원(앞줄 가운데)을 비롯해 신행정도시 건설 법안에 반대한다고 서명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27일 국회 한나라당 원내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행정도시 건설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김동주 기자
신행정도시 관련 법안을 둘러싼 한나라당 내 갈등이 내전(內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국회에서 5일째 농성 중인 이재오(李在五·서울 은평을) 김문수(金文洙·경기 부천-소사) 박계동(朴啓東·서울 송파을) 의원 등 수도권 의원들은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헌법수호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법안에 반대한다고 서명한 의원 수도 38명이나 됐다.

이들 의원은 이날 “졸속 결정을 내린 지도부의 행위에 의심을 거둘 수 없으며 비대위는 야합적 풍토를 일소하는 혁신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3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단상 점거를 포함해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법안 통과를 막겠다”고 공언했다.

박진 의원(서울 종로)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치 논리에 의한 편법 천도(遷都)이자 기형적 수도 분할에 반대한다”며 기명투표로 당론을 다시 결정하자고 주장했고, 맹형규(孟亨奎·서울 송파갑) 의원도 “그동안 침묵했던 수도권 민심을 헤아려야 한다”며 당론 변경을 촉구했다.

‘관망파’ 의원들도 반대 진영에 속속 가담하고 있다.

김애실(金愛實) 의원을 포함한 비례대표 의원들도 이날 오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긴급 회동해 당론변경 등을 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이번 갈등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할 경우 지도부 퇴진이나 분당(分黨)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신행정도시 여야 합의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의원직 동반 사퇴설까지 나돌고 있다.

남경필(南景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 의원들에게는 ‘수도권 규제 완화를 추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을 설파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육탄 저지에 나설 경우 사실상 손쓸 방법이 없다는 것도 지도부의 고민거리다.

이런 가운데 박 대표는 28일 정수장학회 정기 이사회에서 이사장직을 정식으로 사퇴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한 측근은 “과거사 정국과 관련해 당에 부담을 주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기 위한 방안의 하나”라고 말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