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무기 보유 첫 공식선언 “6자회담 참가 무기한 중단”

  • 입력 2005년 2월 10일 17시 59분


코멘트
북한은 10일 처음으로 핵무기 보유를 공식선언하며 6자회담 참가를 무기한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6자 회담)참가 명분이 마련되고 회담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충분한 조건과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인정될 때까지 불가피하게 6자회담 참가를 무기한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대변인은 또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증대되는 대북 압살정책에 맞서 핵무기 전파방지 조약(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단호히 탈퇴했고, 자위를 위해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발표는 사실상 북측이 6자 회담의 틀을 깨뜨리겠다는 선언으로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2기 부시정권의 정책정립 과정을 인내성을 가지고 예리하게 지켜보았다”면서 “2기 부시행정부는 대통령 취임연설과 연두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국회인준 청문회발언 등을 통해 우리와는 절대 공존하지 않겠다는 것을 정책화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오히려 그들은 ‘폭압정치의 종식’을 최종목표로 선포하고 우리나라(북한)도 ‘폭압정치의 전초기지(거점)’로 규정했으며 필요하면 무력사용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폭언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미국이 핵몽둥이를 휘두르면서 우리 제도를 기어이 없애버리겠다는 기도를 드러낸 이상 우리 인민이 선택한 사상과 제도,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핵무기고를 늘리기 위한 대책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변인은 “우리의 핵무기는 어디까지나 자위적 핵억제력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13일 북한이 50만 t(1400억 원 상당)의 비료지원을 요청한 것에 대해 이 문제를 당국간 대화재개 여부와 연계하겠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은 7일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해 “북한 비료지원 문제는 남북 당국간 대화가 열리면 대화를 통해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