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이부영 前의장 '사면초가'

  • 입력 2005년 2월 2일 15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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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영前의장.동아일보 자료사진
이부영前의장.동아일보 자료사진
이부영(李富榮)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집권여당의 수장에서 물러난 지 한 달만인 2일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의지가 강한데다 한화측 관계자가 돈 전달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져 이 전 의장으로선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뿐만이 아니다. 현역 의원이 아닌 이 전 의장은 4월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원내에 진입하려는 꿈을 갖고 있었으나 이번 사안으로 출마는 사실상 물건너가게 됐다. 출마가 여의치 않을 경우 입각 쪽에 내심 기대를 걸고 있었으나 이마저도 힘들어졌다는 게 정설이다.

현재 진행 중인 선거법 재판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작년 총선을 앞두고 상대 후보측을 비난하는 내용의 의정보고서를 배포한 혐의로 1심에서 150만원의 벌금형을 받고 항소 중인데, 이 형량이 최종심까지 간다면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자칫 정치생명이 위태로워지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내에도 비판 세력이 적지 않다. 지난 연말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쟁점 법안을 둘러싸고 온건론의 대표 격이었던 그에 대해 강경파 의원과 기간당원들이 비판적인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다. 4개월여의 의장 재임 기간에 당내 계파간 거중조정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도 정작 '자기 사람'은 만들지 않아 이래저래 외로운 형국이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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