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카다피 충고 새겨들어야

  • 입력 2005년 1월 26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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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북한의 핵 포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리비아를 방문 중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북한도 리비아가 한 것과 같은 조치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핵 포기를 선언한 장본인이 북핵 문제의 당사자인 한국의 외교 책임자를 만난 자리에서 피력한 견해다. 장기화된 핵 교착상태로 궁지에 몰린 북한에게 ‘약(藥)’이 될 말이라고 본다.

2003년 12월 핵 포기를 선언한 뒤 리비아는 참으로 커다란 변화를 이뤄냈다. 리비아는 24년 만에 미국과 외교관계를 복원했고 18년간 지속돼온 경제제재도 풀렸다. 미국이 ‘악의 축’으로 규정했던 리비아의 지도자는 ‘평화 전도사’로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핵 포기 전까지만 해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비슷한 처지였던 카다피 원수는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진심 어린 충고를 한 것이다.

북한은 이번에는 카다피 원수의 조언(助言)을 귀담아 듣기 바란다. 한국과 미국 등 관계국들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경제지원 및 체제 안전보장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북한이 ‘리비아식 해법’을 따르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반대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식의 위협을 계속하는 한 사태는 갈수록 악화될 수밖에 없다. 리비아의 선례로 볼 때 어떤 선택이 북한에 더 이익인지는 자명(自明)하지 않은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는 게 급선무다. 엊그제 미 국무부는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용의가 있느냐는 결심은 북한이 할 일”이라는 논평을 내놓았다. 나머지 참가국들도 모두 회담 재개를 희망하고 있는 만큼 북한은 조속히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제는 북한이 대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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