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압박한 與시위대…의장공관에 몰려가 시위

  • 입력 2004년 12월 30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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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법 폐지안 직권상정 요구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 입구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연대’ 회원과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소속 학생들이 김원기 국회의장에게 국보법 폐지안의 직권상정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로 이 일대에선 극심한 출근길 교통체증이 빚어졌다.-연합
국보법 폐지안 직권상정 요구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 입구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연대’ 회원과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소속 학생들이 김원기 국회의장에게 국보법 폐지안의 직권상정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로 이 일대에선 극심한 출근길 교통체증이 빚어졌다.-연합
30일 오전 김원기 국회의장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의장 공관 주변은 국가보안법 폐지안 직권상정을 요구하는 시위대와 출근길 차량이 뒤엉켜 몸살을 앓았다.

이날 기습 시위는 김 의장에 대한 항의였다. 김 의장이 여야 간 대타협을 계속 종용하면서 열린우리당 강경파 의원들의 국보법 폐지안 직권상정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국보법 폐지 국민연대’ 회원과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소속 학생들은 이날 오전 7시경 의장 공관 주변으로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1000여 명의 시위대는 의장 공관 인근 한남초등학교에서 공관 진입로에 이르는 300여 m 구간에 피켓을 들고 늘어선 뒤 “직권상정, 국보법 폐지” 구호를 외쳤다.

김 의장이 오전 9시 15분경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공관 정문을 나서자 시위대는 더욱 목청을 높여 “국보법을 폐지하라”고 외쳤다. 긴급 투입된 경찰의 호위 속에 김 의장이 탄 차량은 공관을 빠져나왔다.

경찰은 16개 중대, 1600여 명의 병력을 공관 주변에 집중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날 시위에서 물리적인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의 버스차량이 인근 간선도로 1개 차선을 모두 점거하는 바람에 인근 지역 및 한남대교가 1시간가량 극심한 교통정체에 시달렸다. 특히 출근길이 늦어져 일부 자가용 운전자들이 시위대에 욕설을 하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한편 여의도 국회도서관 증축현장의 타워크레인에 올라간 한총련 소속의 박영봉 씨(28)와 유정숙 씨(27·여)는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며 사흘째 농성을 계속했다.

이들은 ‘국보법 연내 폐지’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타워크레인 밖에 내걸고 31일까지 시한부 농성을 벌일 예정이다. 국보법 폐지 국민연대 소속 회원들은 29일 이들에게 추위를 막을 수 있는 스티로폼 등 보온용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또 민주노총 조합원 100여 명도 이날 오전 8시경 마포대교 남단에서 국회의장의 국보법 폐지안 직권상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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