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이면 뭐하나”…與, 공정거래법 처리 못하자 자조 목소리

  • 입력 2004년 12월 3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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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노 李총리 의원실 점거국회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이해찬 국무총리의 의원회관 사무실이 3일 오전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조합원들에 의해 점거당했다. 전공노 조합원 4명은 이날 오전 11시 반경 이 총리의 의원실인 의원회관 616호실을 기습 점거하고 창문 밖으로 ‘노무현 정부는 공무원 노동3권 보장하라’는 현수막을 내건 뒤 30여 분간 시위를 벌이다 국회경위대에 의해 모두 연행돼 경찰로 넘겨졌다. 연합
전공노 李총리 의원실 점거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이해찬 국무총리의 의원회관 사무실이 3일 오전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조합원들에 의해 점거당했다. 전공노 조합원 4명은 이날 오전 11시 반경 이 총리의 의원실인 의원회관 616호실을 기습 점거하고 창문 밖으로 ‘노무현 정부는 공무원 노동3권 보장하라’는 현수막을 내건 뒤 30여 분간 시위를 벌이다 국회경위대에 의해 모두 연행돼 경찰로 넘겨졌다. 연합
‘빛 좋은 개살구다.’

국회 의석의 과반(151석)을 점한 열린우리당이 2일 본회의에서 의결정족수인 150석을 채우지 못해 공정거래법 처리가 불발되자 여당 안팎에서는 3일 이런 자조의 소리가 나왔다.

정동채(鄭東采) 문화관광부 장관과 이미경(李美卿), 배기선(裵基善) 의원 등 3명이 외유로 불참했기 때문이라는 게 공식 발표였지만 실제 불참자는 더 많았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선 당 지도부와 불참자를 성토하는 소리가 쏟아졌다.

문학진(文學振)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일부 신문에서 정족수 미달로 처리가 안 됐다는 보도를 보고 얼굴이 화끈거렸다”면서 “공정거래법이 처리가 안 돼 참담한데 원내 과반수를 점한 우리 당이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더 참담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여당의 151석은 과반수이면서도 ‘안정 과반수’로 보기 어려운 애매한 의석수. 외유나 수감,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2명만 빠지면 정족수가 미달되는 상황이 발생해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2일 공정거래법 처리를 무산시킨 ‘1등 공신’은 허성관(許成寬) 행정자치부 장관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허 장관이 단식 중인 권영길(權永吉) 민주노동당 의원에게 ‘다이어트’ 운운하며 심기를 불편하게 해 민주노동당의 본회의 불참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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