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FTA 확대 위한 산업 개편 서둘러야

  • 입력 2004년 11월 30일 18시 21분


한국-싱가포르간 자유무역협정(FTA)을 두 나라 정상이 타결했다. 양국간 FTA는 실무협상, 정식 서명, 국회 비준 동의 등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지만 민감한 쟁점이 적어 내년 중반쯤에는 발효될 가능성이 높다.

FTA가 발효되면 싱가포르는 대부분의 한국 상품에 대해, 한국은 주요농산물과 일부 공산품을 뺀 싱가포르 상품에 대해 관세를 매기지 않아 양국간 교역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싱가포르가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한국산 제품과 똑같이 특혜관세를 부여하기로 한 것은 의미 있는 선례가 될 것이다.

하지만 FTA가 세계무역기구(WTO)와 함께 세계 양대 무역질서로 자리 잡은 지금, FTA 발효 상대국이 유일하게 칠레밖에 없는 우리가 갈 길은 멀다. 멕시코는 FTA 체결국으로의 수출비중이 96%, 유럽연합(EU)과 미국은 각각 75%와 41%에 이르는 데 비해 우리는 0.3%에 그친다.

더구나 첫 FTA 상대국인 칠레는 산업구조가 크게 중복되지 않는데도 국내에서는 협정 발효까지 우여곡절을 겪어야했다. 우리나라가 현재 FTA 협상을 진행하거나 추진하고 있는 나라가 28개국에 이른다지만 싱가포르처럼 쉽게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상대는 거의 없다. 따라서 정부는 협상력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잊지 말아야 할 점은 FTA가 국내 경제 산업에 득실을 동시에 안긴다는 사실이다. 관세장벽이 없어지면 경쟁력 있는 수출기업은 혜택을 받지만 국내시장만 쳐다보는 내수산업은 타격을 입는다. 내수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는 일이야말로 국내적 갈등을 줄이며 더 많은 나라들과 FTA를 맺고, FTA 물결을 경제 실익(實益)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전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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