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표, 자택개방 ‘스킨십 만찬’

  • 입력 2004년 11월 15일 01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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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14일 저녁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 이한구(李漢久) 정책위의장, 원희룡(元喜龍)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자 14명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으로 초청해 3시간가량 만찬 회동을 가졌다.

3월 대표로 선출된 후 처음으로 식사 대접을 위해 주요 당직자를 자택으로 초청한 박 대표는 “진작 했어야 했는데 총선 준비 등으로 정신이 없었다. 앞으로 종종 자리를 갖겠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당 안팎에서는 박 대표가 “당의 리더로서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의식한 행사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식사는 백세주를 곁들인 한식 코스 요리로 진행됐으며 박 대표가 당직자들을 집안 여기저기로 안내하며 어머니인 고 육영수(陸英修) 여사가 만든 십자수 등을 보여 주었다고 한다. 특히 박 대표는 술잔으로 내 온 계영배(戒盈杯·욕심을 경계하기 위해 70% 이상을 채우면 술이 모두 아래로 흘러내리도록 한 잔)를 소개하며 “모든 게 넘치면 안 좋다. 인생 만사도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여러 차례 말했다고 한다. 이를 놓고 한 참석자는 “여권의 4대 법안 강행 처리 움직임이나 당 내 일각의 무조건적인 대여(對與) 강경론 등을 두고 한 말 같더라”고 해석했다.

박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북한 핵문제 관련 발언 등 주요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민심과 내부 분위기가 다를 수 있다” “20, 30대 유권자 등에 대한 발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참석한 임태희(任太熙)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규택(李揆澤) 최고위원의 강권으로 폭탄주가 두 순배 돌았다. 또 이날 김덕룡 원내대표가 난을, 이한구 정책위의장이 와인을, 김희정(金姬廷) 의원이 꽃다발을 각각 선물했다. 만찬 뒤 배웅하는 박 대표에게 한 참석자가 ‘충성’ 구호를 외쳤을 만큼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는 후문이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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