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 “北주민, 김정일독재에 잇따라 반기”

  • 입력 2004년 11월 9일 23시 47분


코멘트
북한 주민들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독재체제에 잇달아 반기를 들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독일 슈피겔지의 안드레아스 로렌츠 기자가 쓴 ‘환희의 춤’ 기사를 영어로 번역해 실으면서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북한에서 일어난 저항운동들을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4월 22일 용천역 폭발사고가 나기 불과 몇 시간 전 김 위원장이 탄 열차가 이곳을 지나간 것이 단순한 우연이었을까”라고 반문, 김 위원장을 노렸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어 “1990년대 중반 기근으로 300만명이 숨졌을 때는 열차와 육교, 공장 담벼락에 ‘김정일 타도’와 같은 구호들이 나붙었으며 김씨 왕조의 사치를 비난하는 전단이 김일성(金日成)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 기념궁전에까지 살포됐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베이징(北京)에서 활동하는 영국인 작가 겸 기자 재스퍼 베커(48)가 곧 출간되는 자신의 저서에서 북한의 공장, 군부대, 한 마을 전체가 현 지도부에 저항해 들고 일어난 사건들을 상세하게 소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중 1998년 2월 황해북도 송림의 제철공장에서 일어난 봉기는 탱크로 시위 노동자들을 밀어붙여 수백명이 숨지고 관련자들이 강제수용소로 쫓겨난 대규모 사건이었다는 것.

뉴욕타임스는 “김 위원장은 이런 움직임 때문에 거처를 이곳저곳 옮기며 생활하고 그의 거처는 터널로 연결돼 있으며 저항음모를 분쇄하는 부대원만도 10만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김 위원장 가족이 스위스 은행에 은닉한 재산이 40억달러(약 4조4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보도했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