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선 때리고… 시민단체는 죄고… ‘샌드위치 與’

  • 입력 2004년 10월 19일 18시 44분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왼쪽)는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보법을 폐지해도 안보엔 부정적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의 김덕룡 원내대표(오른쪽)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여당의 4대법안 처리를 저지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서영수기자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왼쪽)는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보법을 폐지해도 안보엔 부정적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의 김덕룡 원내대표(오른쪽)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여당의 4대법안 처리를 저지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서영수기자
열린우리당은 19일 ‘4대 법안’을 20일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예정대로 정기 국회 회기 내에 이들 법안의 입법화를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일단 단독으로 법안을 제출한 뒤 야당과 충분히 협의하면 처리에 대한 공조 내지는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그리 간단치 않아 보인다. 한나라당은 물론 여당과 공조키로 한 민주노동당과 민주당도 개별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고, 시민단체들은 ‘개혁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여당을 비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열린우리당 내부에서도 당론으로 결정된 국가보안법의 폐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어 내분의 조짐까지 감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나라당은 4대입법안을 ‘국론분열법’으로 규정해 “국론분열법을 놓고 개혁을 참칭하고 있다”고 맹비난하면서 물리적 저지까지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한나라당은 다음달 초 당의 대안을 마련하고 맞불을 놓는다는 방침이다.

또 천영세(千永世) 민주노동당 의원단 대표는 “여당이 확정한 개혁입법안을 ‘개혁적’으로 볼 수 없어 공동발의가 불가능하다”며 20일 이전에 수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민노당은 ‘최고위원단-시민사회단체 국보법 폐지 간담회’를 열어 국보법 완전폐지를 위한 독자적 입법안 마련에 착수했다.

민주당도 열린우리당이 국보법을 폐지하고 형법을 보완키로 한 데 대해 반발해 “국보법과 관련해서는 공조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자유시민연대’는 국보법과 관련해 “이러고도 친북정권이라 아니할 수 있느냐”며 강경투쟁을 선언했다. 반면 참여연대 민주노총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이 참여하는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연대’는 보완입법 없이 국보법만 폐지해야 한다며 여당을 압박했다.

언론개혁국민행동은 언론관계법과 관련해 “여당이 족벌언론에 무릎 꿇었다”며 여당을 비판했고, 대학법인협의회 전교조 등은 사립학교법과 관련해 각각 ‘사학법인의 고유권한 침해’ ‘현실과 어정쩡하게 타협한 개악’이라고 여당을 비난했다.

여당 내부 사정도 심상치 않다. 당내 중도 보수 성향의 의원들은 여전히 국보법의 폐지 대신 대체입법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의 유재건(柳在乾) 의원은 “당론에는 따르지만 당이 교만해선 안 된다”며 “국회 절충 과정에서 폐지안이 바뀔 수도 있다고 보고 계속 대체입법을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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