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도 주한미군 감축 입장…반대 발언은 선거 전략일뿐”

  • 입력 2004년 8월 29일 18시 38분


에드윈 풀러 미국 헤리티지 재단 이사장(사진)은 29일 미 민주당 존 케리 후보의 주한미군 감축반대 주장에 대해 “대통령 선거운동 과정에서 퇴역군인을 상대로 한 발언”이라며 “선거용 발언을 100% 믿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풀러 이사장은 이날 숙소인 서울프라자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케리 후보는 이달 초 ‘한국과 유럽에 주둔한 미군을 미국으로 불러들여야 한다’고 말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헤리티지 재단은 미 공화당과 이념을 같이하는 미국 내 대표적인 보수성향의 싱크탱크 헤리티지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풀러 이사장은 11월 2일로 다가온 미 대선 전망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러나 그는 “케리 후보의 주장대로 (미국 정부에 보복조치 권한을 부여하는) ‘슈퍼 301조’가 부활하면 한국의 무역정책엔 ‘핵폭탄’이 터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풀러 이사장은 크리스토퍼 힐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최근 밝힌 ‘미국 정치권의 반한감정’의 존재에 대해 동의했다. 이어 “한국에 우호적인 제시 헬름스 전 상원 외교위원장 같은 정치인도 (미국 납세자의 정서를 반영해) ‘한국 국민이 주한미군을 환영하지 않으면 불러들이자’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힐 대사는 국무부의 슈퍼스타로 향후 한미 관계를 회복시키는 비밀병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풀러 이사장은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및 일본 역사교과서의 침략정당화 시도에 대해서는 “한국인이 열등감 차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과거보다는) 미래를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한국인이 고구려사를 우려하는 만큼 북한의 핵개발 계획을 걱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한미 양국의 북한 핵 시각차를 거론했다.

풀러 이사장은 북한의 변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농민시장 및 휴대전화 등장과 같은 긍정적 요소가 없지 않지만, 북한 권력층은 개혁개방 정책이 가져 올 ‘권력누수현상’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는 10년 뒤 북한의 모습과 관련해 “북한에는 덩샤오핑(鄧小平)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며 “예측하기 쉽지는 않지만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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