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 정말 말 안듣네”…盧대통령, 불편한 심기 표출

  • 입력 2004년 8월 24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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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공무원의 복지부동(伏地不動)에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24일 “노 대통령이 최근 주변 사람들에게 ‘공무원들이 정말 말을 안 듣는다’며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면서 “대통령은 열심히 하고 있는데 공무원들이 눈치만 보고 따라주지 않는 데 대한 섭섭한 감정이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 관계자는 “참여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대통령 국정과제에 대해 공무원들이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노 대통령의 노기(怒氣)를 부른 것 같다”면서 “대통령이 최근 정부 부처의 1급 공무원들을 모아 놓고 특강을 한 것도 공무원들의 기강을 다잡겠다는 뜻이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노 대통령은 탄핵사태가 마무리된 후 대통령 국정과제에 집중적으로 매달리면서 측근 인사들에게 “정말 시간이 없다. 공무원들이 변화와 혁신을 통해 국정과제를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일각에선 ‘혼자 뛰는’ 노 대통령의 고군분투를 안쓰러워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 임기가 벌써 1년 반이나 지났다. 대통령은 앞으로 1년 안에 뭔가 만들어 놓지 않으면 때를 놓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는 발언을 남발하고 있다고 대통령 발언록을 배포하면서 비판했다. 임태희(任太熙)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노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고 한 발언이 지난해부터 23일까지 총 55차례나 됐다”며 “경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발언만도 17차례나 된다. 전문가나 국민이 헷갈리는 만큼 노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직접 챙기겠다는 것의 우선순위를 직접 챙겨서 발표해 달라”고 꼬집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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