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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8월 16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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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블룸버그는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의 칼럼을 게재해 “한국은 수도를 건설하기보다 지금의 수도를 더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페섹씨는 “객관적 수치들은 소비자와 기업의 경제전망을 3년 이래 가장 비관적으로 보여주고 있고 단기간에 경기 회복이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면서 “수도 이전은 장기적으로 의미가 있고 수년간 국내총생산을 증가시킬 수도 있겠지만 왜 지금이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절반 이상이 수도 이전에 반대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이를 강행하고 있다”며 “모든 상황은 투자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행은 금리를 3.5%로 낮춰 성장을 촉진하려 하지만 한국에 필요한 것은 ‘더 빠른’ 성장이 아니라 ‘더 나은’ 성장”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이 통일되면 수도를 다시 더 북쪽으로 이전할 필요는 없는가”고 물은 뒤 “한국은 수도를 건설하기보다 지금의 수도를 더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코노미스트 최신호(14일자)도 ‘수도 이전의 찬반양론’이라는 기사에서 “한국의 수도 이전 논의가 일부 좋은 이유가 있긴 하지만 역사적으로 봤을 때 그다지 훌륭한 생각은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노 대통령이 대선에서 내건 수도 이전 공약은 인구 4800만명의 절반 가까이가 수도권에 몰려 사는 한국의 과밀상태를 해소하고 북한의 침략으로 전 국토가 황폐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등 훌륭한 이점이 있다고 인정했다.
잡지는 “14세기 이후 서울이 줄곧 수도였기 때문에 주민들은 이전 문제에 관심을 돌리지 않았다”면서 “11일 정부가 수도 이전을 강행하겠다고 발표하자 450억달러 규모의 엄청난 비용을 두고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한국의 상황을 전했다.
잡지는 역사적으로 수도 이전은 국가예산의 범위를 크게 넘어선다고 전제한 뒤 수도 이전을 시도하다 당초 예상비용의 4배를 쓰고 가난해진 중앙아메리카, 70년 이상 수도 이전을 끌었던 호주, 수도 이전으로 국가가 휘청거린 브라질, 경제위기가 심화되자 수도 이전 계획을 축소시켰던 말레이시아, 수도 거주 인구 유치에 실패한 나이지리아 등의 사례를 들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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