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기간당원’ 요건 놓고 샅바싸움

  • 입력 2004년 7월 18일 18시 57분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가운데)는 18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대선거구제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선거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서영수기자션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가운데)는 18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대선거구제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선거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서영수기자션
열린우리당 당원 중 국회의원 후보 및 당 의장 선출권을 갖게 될 ‘기간당원’의 요건을 놓고 당내 계파간 논쟁이 일고 있다. 이 문제는 내년 초 열릴 전당대회에서 당권의 향배를 좌우할 변수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유시민(柳時敏) 의원 등 개혁국민정당 출신 의원과 중앙위원들은 △월 2000원 이상,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하고 △당이 정한 연수 등을 거쳐야만 기간당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정세균(丁世均) 이강래(李康來) 의원 등 농촌지역구 의원들과 일부 당권파 중앙위원들은 △액수에 상관없이 6개월간 당비를 납부하거나 △연수프로그램을 마치는 등 1가지 요건만 충족하면 기간당원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요건 완화를 주장하는 한 의원은 “미국의 경우 연 5달러만 내도 기간당원으로 인정해 주더라”고 말했다.

기간당원의 범위가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각 계파의 역학관계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 세 결집이 강한 개혁당 출신 당내 인사들은 모집 요건을 강화할수록 기간당원 중 개혁당 성향의 비율을 높일 수 있고 당권파는 이를 저지해야 다수파 위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당초 당 지도부는 기간당원 요건을 이달 중순경 확정지으려 했으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이달 말까지 결정을 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열성당원들은 ‘기간당원 요건 완화 반대’를 주장하고 있어 조만간 시작될 당 지도부의 전국순회 투어 결과가 주목된다.

‘해질녘 바람’이라는 ID를 쓰는 한 당원은 “수 채우기에만 급급하면 1년도 지나지 않아 허깨비 당원들이 넘쳐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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