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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7월 9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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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한 핵심관계자는 “한미 양국 모두 ‘좋은 얘기’만 했고 그렇게 하기 위해 서로 상당히 신경을 쓰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특히 권진호(權鎭鎬)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의 지난달 방미와 라이스 보좌관의 방한으로 양국 정상의 외교안보분야 최측근간 ‘대화 채널’이 확고히 자리 잡은 것도 큰 성과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견고한 한미동맹의 필요성’ 확인=한미 양국은 이날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 파병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주한미군 감축 및 재배치 협상 등 양국간 주요 외교안보 현안이 ‘한미동맹의 강화’라는 원칙 아래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라이스 보좌관은 김선일씨 피살 사건과 한국 내 이라크 파병 반대 시위에도 불구하고 파병 결정을 내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진심 어린 감사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이번 추가 파병 결정이 이라크 평화 재건과 한미동맹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양국은 한미 그리고 한미일 공조 아래 이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확인했다. 특히 라이스 보좌관은 6자회담에서의 한국의 적극적 역할을 높게 평가했으며 한국측은 미국이 지난달 끝난 3차 6자회담에서 구체적 안을 제시한 것에 대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 감축과 재배치 문제와 관련해서도 ‘한반도 방위 태세를 더욱 굳건하게 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는 원칙적 얘기만 주로 오고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주한미군 감축 시기나 대상 같은 기술적 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될 수 있는 자리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미간 긴밀한 대화 채널 복원=최근 한미동맹의 균열은 양국간 최고위급 대화가 원활하게 소통되지 못한 데서 기인한 측면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라이스 보좌관의 방한은 ‘내용’보다 ‘방한’ 그 자체에 의미가 실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미관계 전문가는 “그동안 한미간 직접 대화 채널이 거의 붕괴돼 있었다. 한미 정상의 뜻이 서로에게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 상황도 발생하곤 했다”며 “라이스 보좌관의 이번 방한은 채널 복원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한미동맹의 미래 구상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입장을 노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방한은 부시 대통령과 노 대통령의 ‘간접 정상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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