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버드美대사 “수도 옮겨도 美대사관은 서울에”

  • 입력 2004년 7월 9일 18시 25분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국대사는 9일 “한국의 수도가 어느 곳에 있게 되든 미국이 중요한 역할을 계속 수행하기 위해서는 (주한 미국대사관이) 서울에 잔류하는 것이, 적어도 그 일부라도 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행정수도가 충청지역으로 이전되더라도, 주한 미대사관은 서울에 남을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허버드 대사는 이날 고려대 경제인회 초청으로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미관계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주제로 강연한 뒤, “한국이 행정수도를 옮기면 미 대사관도 이전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의) 수도 이전이 어떻게 결정 나든, 서울은 여전히 중요하고 모든 활동의 중심지역이 될 것”이라며 “미국 대사로서 정부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제계와 학계 민간 등 모든 비정부 부문과의 접촉 및 영사업무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한 미대사관을 용산기지 내 캠프 코이너에 신축할 계획이냐’는 물음에 대해선 “그 방안과 관련해 구체적 계획이 나온 것이 아니다”라며 “한국 정부의 제안에 따라 신축 가능성을 논의 중이나 구체적 합의를 도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원래 경기여고 터를 미대사관 신축 용지로 구매했다”면서 “한국 정부가 어디를 대체 용지로 제시할지에 대해 계속 논의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종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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