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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7월 6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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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는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는 사이트로 시작된 정치비평 인터넷 매체다. 창간 1주년 때는 노 대통령이 축하 기고를 했으며, 5월엔 객원논설위원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가져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부와 연관을 맺고 있는 인사라면 이 매체와 여권의 친밀한 관계를 모를 리 없다.
서씨가 ‘정 장관의 이름을 팔아’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에게 자기 아내를 교수로 임용시켜 달라고 청탁하고, 심 원장은 현직 문화부 차관에게, 차관은 다시 사립대 교수에게 릴레이 청탁을 했다. 정권과 서프라이즈의 신(新) 권언유착(權言癒着)이 없었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언론의 본분을 외면하고 여권 찬양에만 열 올리는 인터넷 매체를 언론으로 인정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보다 심각한 문제는 정권측이 그 매체에 오른 내용을 여론으로 착각하고 균형된 시각을 잃은 채 국정을 운영했을 수 있는 개연성이다.
서씨의 공개사과와 대표직 사퇴로 신 권언유착의 1막은 끝났다. 그러나 정권측이 입맛에 맞는 언론에 힘을 실어주면서 비판적 신문에는 ‘개혁’ 운운하며 위협하는 한 제2, 제3의 서프라이즈는 언제든지 등장할 수밖에 없다. 권언유착의 주체는 역시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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