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예산 매년 수천억씩 남아

  • 입력 2004년 6월 25일 23시 18분


국방부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5년간 매년 6500여억원의 예산을 해당 회계연도에 쓰지 못하고 그 다음해로 넘겨 쓰거나 국고에 반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잉여 국방비의 규모는 정규 편성예산과 예비비 등을 합친 실질 예산수입의 4%에 이른다. 다른 부처의 실질예산 미집행률은 평균 1∼2% 수준이다.

25일 국방부 계획예산관실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해 18조2539억원을 예산수입으로 확보해 이중 5192억원은 ‘다음해 이월액’으로 남겼고 ‘불용액’ 279억원은 국고에 반납했다.

이월액은 해당 회계연도에 납품 시설공사 등의 계약을 했으나 납품·건설기간 변경 등으로 쓰지 않은 돈이고, 불용액은 건설 조달비용의 감소나 예산항목 미집행 등으로 남은 돈을 말한다.

국방부 예산담당자는 “지난해 태풍 매미의 복구예산 1200여억원이 11월 초에 나와 대부분 이월금이 됐다”며 “국방부는 시설공사와 무기계약 등에서 이월이 필요한 분야가 많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월금은 예산 당해 연도에 지출과 관련된 계약을 체결한 것이기 때문에 설사 다음해에 지출되더라도 정상적으로 예산집행을 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사업이 많고 예산규모가 크면 이월금이 많기 마련”이라면서도 “하지만 예산계획을 정교하게 만들면 이월금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