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공동선언 4돌]민족대회 北대표단 이모저모

  • 입력 2004년 6월 14일 18시 52분


코멘트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우리민족대회 북측 및 해외대표단은 도착성명에서 “마음을 합치고 뜻을 모아 민족 대화합의 장이 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표단은 숙소인 인천 송도비치호텔에서 여장을 푼 뒤 오후 7시부터 인천시청 중앙홀에서 열린 환영만찬에 참가했다.

○…예정시간보다 1시간가량 늦은 오후 8시15분경 실내 관현악단이 아리랑을 연주하는 가운데 만찬장에 들어선 북측 대표단은 남측 대표단과 악수를 건네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남측공동대표인 안상수 인천시장은 환영사에서 “6·15남북공동선언을 계기로 남북은 활발한 교류를 통해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의 밀알을 키워 왔다”며 “남한에 머무는 동안 좋은 추억 만들기를 기원하다”고 말했다.

북측 대표로 나선 김일성종합대학 정치건 학부장은 답사를 통해 “우리민족대회가 인천시에서 열릴 수 있도록 도와준 남측 관계자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7000만 겨레의 통일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15일 인천에서 개막되는 우리민족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14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북측 대표단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입국하고 있다.-인천=김동주기자

만찬 음식은 한정식이 제공됐으며 인천 강화군의 칠선주와 경기 김포시의 문배주를 준비했다. 북측 대표단은 천연탄산수인 강서약수를 각 테이블에 배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앞서 오후 4시10분경 고려항공 여객기에서 내린 북측 대표단은 흰색 바탕에 푸른색의 한반도가 그려진 한반도기 1개씩을 손에 들고 출국장을 빠져 나왔다.

출국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종혁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4년 만에 다시 남한을 찾으니 감격스럽다”며 한반도기를 힘차게 흔들었다.

대표단은 여권을 소지하지 않아 입국심사대에서 인원 검사만 하는 약식절차를 밟은 뒤 입국했다. 지난해 3·1절 행사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한 김인철 범민련 북측본부 과장은 “같은 민족끼리 번거로운 심사절차가 필요하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북측 대표단에는 1993년 북한으로 송환됐던 비전향 장기수 이인모씨(87)의 외동딸 현옥씨(55·평양 개선1고등중학교 교장)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아버님은 건강하게 잘 계신다”며 “아버님께서 ‘이번 대회에 참가해 통일을 앞당기는 역할을 하라’고 말씀하셨다”고 소개했다.

현옥씨는 기자들의 질문공세가 쏟아지자 “진정 좀 하자. 심장이 좋지 않아 안정을 취한 다음 천천히 얘기를 나누자”며 답변을 회피했다.

그는 대회 기간에 아버지 이씨가 남한에서 인연을 맺은 양아들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