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방송 보고서 기념비적인 성과” vs “공정성 재조사해야”

  • 입력 2004년 6월 14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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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방송이 편향적이었다고 분석한 한국언론학회 보고서에 대해 KBS 등 방송사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박명진(朴明珍·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사진) 한국언론학회장이 14일 “이 연구를 정치적 논쟁의 수단으로 삼지 말고 내용 자체로 평가해 달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회원들에게 e메일로 보낸 ‘탄핵방송 보고서에 대한 언론학회의 공식입장’이라는 글에서 “학회 집행부도 보고서가 불러올 사회적 파문 때문에 당혹스러웠지만, 학술적 전문성이나 분석의 엄밀성을 따져본 뒤 이 보고서가 보기 드문 양질의 내용을 담고 있어 방송저널리즘 내용 분석의 기념비적 성과라는 데 의견일치를 보았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연구진은 모든 원고를 직접 작성했으며 그 내용은 모두 돌려 읽는 전원합의제 방식으로 점검했다”며 “보고서의 결론이 타당한 연구 방법이나 데이터 수집 및 분석에 기초하고 있는 한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또 “학술적 견지에서 이번 보고서에 대한 반박으로 제기된 ‘방송 공정성 기준’ 문제는 오히려 반길 만한 것”이라며 “이번 연구에서는 오랜 세월 확립돼 온 한국 방송계의 공정성 기준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언론학회 총무이사인 윤석민(尹錫敏)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도 보고서와 관련, 인터넷 매체 ‘오마이뉴스’에 기고문을 게재해 “보고서를 둘러싼 논쟁이 파문을 넘어 부끄럽기 짝이 없는 추문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윤 교수는 이 기고문에서 △이번 사태를 엄정하고 중립적으로 관장해야 할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이 논쟁의 한 축에 서서 개인 의견을 노골적으로 표명하고 △언론학회의 일원이었다는 모 교수가 ‘질펀한 술판’ 운운하며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언론학회를 폄훼한 것 등을 지적했다.

▼KBS "공정성 재조사해야"▼

KBS는 이날 ‘한국언론학회의 탄핵방송 관련 보고서에 대한 KBS의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방송위원회가 다양한 복수의 연구집단을 선정해 탄핵방송에 대한 재조사를 실시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방송위원회는 16일 방송 3사의 의견 진술을 듣고 탄핵방송의 편파성에 대한 심의를 벌이기로 했으나 방송 3사가 “보고서를 검토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해 옴에 따라 30일로 심의를 연기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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