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방송보도, 균형 회복 시급하다

  • 입력 2004년 6월 11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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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MBC SBS 등 지상파방송 3사의 대통령 탄핵관련 방송에 대해 ‘아무리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도 공정했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다. 방송위원회가 국내 언론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단체인 한국언론학회에 분석을 의뢰해 얻은 결론이다.

이번 보고서는 96시간분의 프로그램에 네 가지 방법론을 적용하는 등 정교한 학문적 분석을 통해 나온 것이므로 방송 3사는 겸허히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특히 ‘방송사가 공정성과 관련된 규정을 갖고 있음에도 스스로 만든 규정조차 지키지 못했다’는 지적은 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보고서는 방송사의 편파 보도가 ‘탄핵안 가결을 합법적이지 않은 일탈적 행위로 보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이용하는 지상파방송은 특정 정파의 소유물도, 방송사 소속원의 사유물도 아니다. 방송에 편향된 시각과 이념을 덧씌워 공정성과 객관성, 공공성을 해쳐서는 안 될 일이다.

지금까지의 한국 방송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 정권의 유지와 정책홍보 역할을 자임해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개혁을 시대의 화두로 여기는 참여정부에서도 방송이 정치적 독립을 이루지 못하고 과거의 악습을 되풀이하는 것은 모순이다.

한국언론학회의 지적에 대해 이미 지나간 방송이고, 탄핵 역시 지난 일이라고 해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방송사(史)에 기록될 이번 사례를 방송 3사는 방송보도의 균형을 회복하고 시청자의 신뢰를 얻는 소중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 방송위원회 또한 방송법에 명기된 대로 제재를 가함으로써 같은 잘못이 반복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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