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재보선 票心/전남·제주]전남, 與우세속 민주추격

  • 입력 2004년 5월 28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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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전에 접어든 전남과 제주지사 재·보궐선거가 막판까지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남에서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후보간 격차가 갈수록 좁혀지고 제주에서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전남=“힘있는 여당 후보요? 나도 여당을 해봤지만 5년은 잠깐이에요. 3년반 남은 임기 지나면 없어질 정당을 따라가 봤자 얻을 게 전혀 없어요. 호남은 자기들 호주머니 속에 있다고 여기고 영남표만 얻으면 된다며 영남발전특위를 만들겠다는 정당에 자존심도 없이 표를 주시겠습니까.”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28일 오후 전남 목포시 목포역 앞에서 열린 박준영(朴晙瑩) 전남지사 후보 지원 유세에서 목청을 높였다.

노골적인 지역감정 자극으로 비칠 수도 있는 발언에 대해 그는 “민주노동당은 노동자를 대표하고 호남이 만들고 키워준 민주당은 호남을 대변하는데 뭐가 잘못이냐”고 반문했다.

전남지사 보궐선거에서는 이처럼 민주당이 내세우는 노무현(盧武鉉) 정부의 ‘영남편애론’이 ‘호남소외론’과 맞물려 미묘한 이상 기류를 낳고 있다.

초반까지만 해도 압도적인 정당지지도에 힘입어 12∼20%포인트로 앞섰던 열린우리당 민화식(閔化植) 후보가 10%포인트 안팎으로 따라붙은 민주당 박 후보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 양측의 공통된 평가다.

민주당 전남도당 조명재(趙明才) 조직특위 위원장은 박 후보의 인물론에다 “영남 애인을 얻기 위해 호남의 조강지처를 무시하는 노무현 정부의 태도가 집권당 후보의 ‘힘있는 여당 후보론’을 무력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열린우리당 김재철(金在喆) 선거대책본부장도 “영남발전특위 추진이 전남지사 선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걱정했다. 실제 이날 현지 지역신문들은 ‘국가균형발전 역행’ ‘균형발전 헛구호였나’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편치 않은 지역 민심을 전달했다.

그런데도 열린우리당은 ‘전국발전론’을 내세워 민주당의 동정론과 호남차별론을 극복하고 지방행정 경험을 갖춘 ‘실무형 후보론’으로 박 후보의 ‘거물론’에 맞불을 놓으면 추격을 따돌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날 이석형(李錫炯) 함평군수의 민주당 탈당에 이어 이날 조충훈(趙忠勳) 순천시장의 탈당 및 열린우리당 입당 선언도 총선에 이은 지역 내 ‘주류교체’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은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김선동(金先東) 후보의 득표력도 최종 판세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제주=제주지사 재선거는 한나라당 김태환(金泰煥) 후보와 열린우리당 진철훈(秦哲薰) 후보간의 피 말리는 접전이 계속되고 있다. 인지도에서는 김 후보가 앞서고 있으나 정당지지도에서는 열린우리당이 우세하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는 제주시장을 지낸 덕에 유권자가 가장 많은 제주시권에서 우위에 있고 진 후보는 제주 서부지역과 남부지역에서 앞서고 있다는 게 양측의 평가다.

최대 변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총회 제주 유치 무산에 대한 열린우리당 책임론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가이다.

김 후보는 제주시 현대텔콘 건물의 신축 허가와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의해 기소된 점이, 진 후보는 기술직으로만 근무해 종합행정 능력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각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광주=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전남지사 선거 후보별 지지율

열린우리당 민화식 후보민주당 박준영 후보민주노동당 김선동 후보
18,19일(광주일보, KBC)29.8%15.3%4.9%
20,21일(전남일보)35.6%33.9%8.8%

제주지사 선거 후보별 지지율

한나라당 김태환 후보열린우리당 진철훈 후보
21일(한라일보, 제주문화방송)34.4%39.3%
22일(제민일보, KCTV 제주방송)34.7%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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