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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5일 2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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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간담회 도중 잠시 커피를 마시며 자유스럽게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날 회동은 올 1월 19일 회동 이후 4개월여 만에 다시 이뤄졌다.
▽노 대통령=지난 한해 기업도 정치권도 어려웠고, 나도 어려웠다. 어쨌든 긴 터널을 빠져나온 만큼 새로운 출발을 했으면 좋겠다. 요즘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언론이나 경제단체에서 제기하는 어려움을 분석해보면 핵심을 비켜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김재철(金在哲) 한국무역협회장=수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자유무역협정(FTA)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용경(李容璟) KT 사장=휴대인터넷 조기 상용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32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많은 고용이 가능하다. 정보화를 추진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
▽박용성(朴容晟)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지역균형발전법이 통과돼서 지역 상공회의소가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적극 협조해서 법 취지에 따른 사업이 잘 되도록 해 달라. 서비스 산업의 획기적인 육성을 위해 의료 교육 서비스업에 관한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
▽구본무(具本茂) LG 회장=수도권에 보유한 부지가 있으면 기술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을 허용해 달라. 이공계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관광레저 산업을 10대 성장동력으로 추가 지정해 달라.
▽정몽구(鄭夢九) 현대차 회장=현재 R&D 투자 세액공제가 7%인데 더 확대해 달라. 세계적으로 자동차공급능력이 6400만대인데 수요가 4500만대밖에 안돼 경쟁이 치열하다. R&D 인력이 전반적으로 늘어나야 한다.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내수와 투자가 부진하지만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면 선순환 구조로 바뀔 것이다. 사회적 책임의 나눔 경영, 중소기업과 협력하는 상생(相生)의 경제를 추진하겠다. 투자인센티브가 보강되고 노사관계가 안정되면 외국인 투자의 확대가 가능하다. 소모적인 다툼을 끝내고 화합 상생의 국가 운영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강신호(姜信浩) 전국경제인연합회장=앞으로 기업별로 대국민 투자보고대회 같은 것을 개최할 예정인데, 대통령께서 직접 참석해 격려해 달라.
▽노 대통령=우리 기업들이 세계경영을 하더라도 한국의 기업인이고, 기업의 중추적 역할은 한국인들이 할 것이다. 이윤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더라도 여러분들이 애국심을 갖고 경영하리라는 믿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지만, 기업인 여러분들은 한국경제를 지속적으로 끌고 갈 것이다. 사명감을 가져달라. 정경유착은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하고 꼭 지켜나갔으면 좋겠다. 대기업 노사가 높은 수준에서 임금을 결정하면 바로 중소기업에 많은 부담이 되는 만큼 결국 대화를 통해 타협해나가야 한다. 노동시장문제 해결은 여러 유형이 있지만, 사회적 합의가 성립되면 대단히 성공적이다.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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