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정상, 수교회담 조속재개 합의

  • 입력 2004년 5월 23일 14시 41분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22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수교회담의 조속한 재개에 합의했다.

두 정상은 또 2002년 9월 첫 정상회담때 채택한 '평양 선언'의 성실한 이행 의사를 확인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날 회담에서 북일수교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납치 문제와 관련, 잔류 가족 5명의 일본행을 허용했으며 피랍 후 북한에서 사망 혹은 실종된 일본인 10명에 대해서는 진상 재조사를 약속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회담에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실험 중지 등 '평양 선언'의 이행을 약속함에 따라 대북 경제제재 조치를 발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히 하면서 식량 25만t과 의약품 1000만달러어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또 피랍 일본 여성의 남편인 주한미군 탈영병 출신 찰스 젠킨스씨가 미국에 체포될 것을 우려해 두 딸과 함께 일본행을 거부함에 따라 제3국에서 가족이 만나 해결책을 찾도록 협조하기로 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22일 밤 피랍자 자녀들과 함께 귀국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적대관계였던 양측 관계를 우호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기가 마련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일본의 납치관련 단체 회원들은 북일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5명의 자녀가 귀국한 것 말고는 아무런 성과가 없는 최악의 결과"라고 반발하면서 정부의 대북 경제지원 약속 등을 크게 비판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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