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김혁규씨 총리기용 강행 시사

  • 입력 2004년 5월 20일 18시 28분


노무현 대통령은 20일 개각 시기와 관련해 “언론에 개각 얘기가 나오는데 빨리 하라는 얘기인 것 같다. 그러나 언제쯤 할 것인지 아직 총리하고 비서실장하고도 상의하지 못했다”며 “어차피 이렇게 됐으니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해 다음 주 중 개각을 단행할 뜻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열린우리당 신기남(辛基南) 의장 등 당 지도부 17명과 만찬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김혁규(金爀珪) 대통령경제특보의 총리 기용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데 대해 “상생이라는 것은 상대방의 주장도 받아들이는 것인데 무조건 자기주장이 옳으니 따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지금도 그러는 것 아니냐”고 말해 김 특보의 총리 기용을 강력히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당력이 약한 지역에는 정책적으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그 지역의 인재를 중히 쓰고 전면에 내세워 열린우리당이 전국적인 당 규모를 갖추게 배려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주한미군 일부 병력의 이라크 차출에 대해 “국방 태세를 점검해 왔으며 국방 계획에 대해서 차분하게 준비했다. 담담하고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기 때문에 안보 불안 등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당정협의 채널과 관련해 노 대통령은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이 참여하는 고위당정협의도 필요하면 언제든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과 당 의장간) 주례회동 부활 여부에 대해서는 “과거처럼 제가 총재가 아니어서 정례 주례보고를 받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신 의장이 갖고 온 입당원서를 즉석에서 작성해 열린우리당에 공식 입당했다. 노 대통령의 입당은 지난해 9월 29일 민주당을 탈당한 뒤 7개월20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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