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해油田 개발" 南에 요청

  • 입력 2004년 5월 19일 0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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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서한만(灣) 일대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유 자원을 개발해줄 것을 한국에 요청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한반도와 중국 사이 서해 대륙붕의 해저 유전 개발을 위해 한국과 북한 중국이 지난달 베이징(北京)에서 극비 접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18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북한 원유공업성은 지난달 한국석유공사에 남포 서쪽의 서한만 석유 탐사 및 개발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산자부 당국자는 “북한이 서한만 탐사를 위해 금강산에서 실무자급 회담을 여는 방안을 제안해 와 석유공사를 통한 접촉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회담 시기는 이르면 다음 달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만 일대는 1997년 북한이 50억∼400억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다고 발표한 곳이다.

노르웨이 GGS사가 조광권(租鑛權)을 갖고 있었지만 자금 부족으로 탐사가 지연돼 오다 지난달 30일 계약이 만료됐다.

산자부는 일단 정부 차원의 지원은 자제하되 석유공사가 사전 조사를 통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여러 가지 점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개발 참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한국과 북한 중국의 석유 관련 기관들은 지난달 15, 16일 베이징에서 3자 모임을 갖고 서해의 해저 유전 개발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모임은 미국 에너지부(DOE)의 후원으로 미 의회 산하 연구소인 ‘우드로 윌슨 센터’와 중국국제문제연구소(CIIS)가 주관해 이뤄졌다. 우드로 윌슨 센터의 셀리그 해리슨 선임연구위원은 18일 본보 기자와의 국제전화에서 “황해 유전 개발을 위해 남북한이 공동의 시각을 갖고 중국과 협상하는 전략이 필요해 이번 모임을 주선했다”고 말했다. 황해는 상당한 규모의 석유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됐지만 국가간 영해 획정 문제 등으로 인해 미개발지로 남아 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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