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주둔…득인가, 실인가

  • 입력 2004년 5월 18일 17시 58분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병이 곧 주한미군 감축으로 이러질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또 다시 주한미군 감축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보수 단체들은 주한미군 주둔으로 한국이 얻는 이익이 엄청나다고 주장하는 반면, 일부 시민단체와 진보적인 인사들은 주한미군이 한반도에 남겨온 상처들을 언급하며 완전 철수가 국익에 더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냉정하게 주한미군의 주둔에 따른 손익을 계산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주한미군의 주둔을 위해 우리 정부가 공식적으로 부담하는 비용은 방위비 분담금뿐이다. 올해 방위비 분담금은 6억~7억 달러.

물론 이 밖에 한국 정부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미군의 훈련 사고로 인한 대민 피해액도 미군 대신 부담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또 주한미군 주둔으로 생긴 환경피해 및 주변주민들의 정신적 피해 등도 '손실액'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민단체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의 한 관계자는 "매향리 사격장에 미군이 쏟아 부은 포탄을 제거하고, 사격장이 없었던 것처럼 완전 복구하는데 천문학적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진보적 인사는 "주한미군이 신속 대응군으로 변하게 되면 한반도가 미국과 중국의 세력 갈등 무대로 등장할 것"이라며 "이런 안보 위협도 주한미군 주둔 비용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를 종합하면 한국 정부가 주한미군 주둔 때문에 쓰는 비용은 최소 7만 달러에서 수십, 수백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

주한미군 주둔에 따른 이익은 정확한 수치들이 거론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함으로서 연간 1.2%의 경제성장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내총생산 6052억 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72억 달러다.

주한미군의 완전 철수한 뒤 서해교전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2000년 10월 국제금융센터는 '유사 시 외국인이 빼내갈 외화는 주식투자자금 유출액 등을 포함해 562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군 철수 후 아파치 헬기, 무인 정찰기, 전투기 등 미군이 갖고 있는 무기를 한국군이 똑같이 갖추는 데 약 200억 달러가 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2003년 현재 한반도 내 모든 미군기지설비의 총가치(미군이 기지 설립 후 계속 기지에 투자해온 금액의 총합)는 120억 달러에 이른다.

이 밖에 북한군의 공격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군사전산시스템(C4I)을 미군이 갖고 떠날 경우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수십억 달러가 들 전망이다.

미군이 한국군에 넘겨주는 한반도 안보와 관련된 정보는 아예 추산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