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여공세 강온 양면전략

  • 입력 2004년 5월 17일 15시 38분


한나라당이 '당근'과 '채찍'을 모두 사용하며 대여공세에 강온 양면전략을 펴고 있다.

'상생의 정치'를 강조하면서도 경제와 개혁에 대해선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나라당의 비판이 상생의 정치를 그르치려는 여권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상생의 정치'라는 카드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17일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복귀했다. 더 이상 국론분열은 정치권이 막아야 한다"며 "야당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상생의 정치를 하겠다는 대통령의 말을 믿고 지켜보겠다"고 상생의 정치를 앞세웠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국민 다수가 편안하게 느끼고 국가가 부강해지는 쪽으로 가야 개혁인데 개혁을 빌미로 경제 위기상황을 애써 외면하고 낙관론을 펴는 사람들도 있다"고 각을 세운 뒤 "대통령은 경제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며 신속한 대책을 세우길 바란다"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경제 낙관론을 꼬집었다.

김혁규(金爀珪) 전 경남지사의 총리기용설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상생의 정치'를 강조하며 여권을 압박하고 있다.

김형오(金炯旿) 사무총장은 이날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노 대통령이 상생의 정치를 강조하고 실천하겠다고 약속한 점을 환영한다"고 한껏 노 대통령을 띄웠다.

그런 뒤 김 총장은 "새 총리는 국민과 여야가 공감하고 다함께 받아들일 수 있는 인물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김혁규 총리는 적절치 않다"며 "김혁규씨의 총리지명은 상생의 정치와 거리가 멀다는 것이 야당의 확고한 인식"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한나라당의 강온전략을 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상생의 정치가 상대방의 발목을 잡는 수사로만 그칠 경우 국민은 또다시 한나라당에 실망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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