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의견차 6자회담 실무회의 조기종결

  • 입력 2004년 5월 14일 2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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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남북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회담의 제1차 실무그룹회의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첫 조치와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핵 프로그램 존재 유무 등에 대한 북-미간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회의 3일째인 14일 조기 종결됐다.

그러나 6개국 대표단은 ‘제3차 6자회담 본회담을 6월 말 이전에 연다’는 기존 합의를 재확인했으며 3차 회담 전 또 한 차례의 실무그룹회의를 열기로 했다. 제2차 실무그룹회의는 다음달 초 이번 회의 장소였던 중국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은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의 핵 폐기’(CVID)를 약속하면 테러지원국 해제 등 포괄적 보상과 혜택을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북측은 “CVID 원칙은 패전국에나 강요하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은 이날 북측과의 비공식 양자 접촉에서 “한반도 핵 위기의 시발점이 된 HEU 핵 프로그램 존재를 인정하고 핵 폐기 대상에 포함시켜라”고 주장했고 북측은 이에 “미국이 허위 정보에 기초해 날조극을 벌이고 있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북한 대표단의 박명국 외무성 미주국 과장은 이날 회의 종료 뒤 주중 북한대사관 앞에서 회견을 갖고 “미국은 ‘북한이 파키스탄으로부터 HEU 핵 프로그램 기술을 지도 받았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는데 양국간엔 미사일 거래만 있었을 뿐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측 수석대표인 조태용(趙太庸)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장도 기자간담회를 갖고 “회의에서 각국의 차이점이 분명히 드러났고 커다란 차이점도 없지 않았다”며 “그러나 그런 차이점은 건설적 토의의 기초가 되는 것이었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고 말했다.베이징=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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