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기각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다. 이제 탄핵을 자행했던 세력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에 대해 밝혀야 한다. 모든 것이 끝났으니 아무런 일 없던 듯이 일상으로 돌아가자고,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겠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탄핵의 전과정에 대한 책임 있는 해명을 국민 앞에 해야 한다. 자신들의 잘못을 묻어두고 상생의 정치를 말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기만이다. 먼저 한나라당은 헌정사상 초유의 혼란을 야기한데 대한 책임을 지고 역사와 국민에게 석고대죄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국민이 바라는 상생과 통합의 당연한 전제이다.
차제에 대통령 탄핵제도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국민주권이나 전체 민의와는 전혀 무관하게 특정 정치세력의 당리당략에 의해 잘못된 역사가 반복될 수 있는 여지를 없애야 한다. 제도적 문제가 있다면 올바르게 바꿔야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한 교훈을 바탕으로 전 국민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출발을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국정의 중심에 돌아온 대통령이 더 이상 정쟁에 휘말리지 않고 민생경제와 개혁과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여야가 협력해야 할 것이다. 국민을 행복하게 해야 할 책임이 있는 정치권이 또 다시 국민을 불행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 다시는 이렇게 비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인 행위로 인해 우리사회가 고통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모두가 거듭나야 한다. 이제는 바꾸어야 한다.
2004. 5. 14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김근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