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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3일 1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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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총선 연장전' 성격을 띠고 있는 6·5 재·보선을 통해 전남과 제주지사 선거를 승리로 이끌고 취약지인 PK(부산 경남)를 공략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전략 수립에 비상이 걸렸다.
우선 전남지사의 경우 17대 총선 참패 후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노리고 있는 민주당과의 혈전을 앞두고 경륜과 개혁성 참신함을 두루 갖춘 '거물급' 후보를 물색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3일 "박태영(朴泰榮) 전남지사의 돌연 자살 후 '상중(喪中)'이라는 점을 감안해 조용히 후보를 찾아봤다. 그런데 거의 주소지가 서울이나 광주로 돼 있어 '자격미달'이다"고 토로했다.
지역 정가에서 거명됐던 송광운(宋光運) 전남 행정부지사, 오현섭(吳炫燮) 전남 정무부지사의 경우 주소지가 광주로 돼 있고 경영마인드를 갖춘 몇몇 최고경영자(CEO)도 주소지가 서울로 돼 있다는 것.
현행 선거법상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타 지역 거주자의 경우 선거일 60일 이전까지 주소지를 현지로 옮겨야 한다.
민주당은 박준영(朴晙瑩) 전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열린우리당은 당초 4일까지 후보 신청을 받기로 했으나 좀 더 시간을 두고 영입 인사를 찾기로 했다.
제주지사 재선거 전선도 이상 기류에 휩싸여 있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주유치 무산에 따른 여파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근민(禹瑾敏) 전 제주지사가 지사직을 상실하면서 지역사회 분위기도 얼어붙었다는 것.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이 지난달 30일 제주를 급히 방문해 "각국 각료들이 참석하는 통상장관회의를 개최하는 것이 더 실익이 있다"며 4·15 총선 때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제주 민심을 달랬으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APEC 제주유치 범도민운동본부 문영희(文英姬) 대변인은 "정상회의 유치 무산에 따른 반감이 지사 재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은 이에 금명간 6·5 재·보선 선대위 전체회의를 소집, 비상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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