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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7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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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소속의원들이 26일부터 시작된 당선자 워크숍을 계기로 이념 및 당 정체성에 대한 입장을 기준해 세 그룹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정동영(鄭東泳) 의장은 27일 “이념 안에 갇힐 필요가 없다”며 계파간의 간극 확대를 경계했지만 이라크 파병, 국가보안법 개정 등 앞으로의 굵직한 이슈를 놓고 이들 그룹간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탈이념·실용주의’ 그룹의 주장은 “이념 논쟁은 90년대 말 종식됐다”는 것이다.
이 그룹의 축인 정동영 의장은 이날 “중도 보수와 중도 진보는 다를 게 없으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선배들이 흘린 피와 땀을 헛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다양한 이력의 초선 당선자들이 적잖게 동조하고 있다. 대통령 정무1비서관을 지낸 문학진(文學振·경기 하남) 당선자는 “정책에 따라 당이 (좌우) 어느 쪽인지 결정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우상호(禹相虎·서울 서대문갑) 당선자는 “소모적 이념 논쟁에 휘말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김원웅(金元雄) 유시민(柳時敏) 의원 등 ‘진보적 개혁주의’ 그룹은 “총선 민의는 개혁하라는 것”이라며 대조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날 김 의원 등이 ‘당론 투표’가 아닌 ‘크로스보팅’을 원칙으로 하자고 주장한 데 이어 정봉주(鄭鳳株·서울 노원갑) 당선자 등은 이날 “이념적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게 실용성과 대립되는 개념은 아니다. 역사상 중도 노선을 표방해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실용주의 그룹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유 의원에게 다음 달 원내대표 경선에 나설 것을 권하고 있다. 나도 당 지도부가 개편되면 (의장 경선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혀 계파간 노선 투쟁이 확산될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김원기(金元基) 김근태(金槿泰) 의원 등 중진그룹 및 정통개혁그룹은 일단 이들 사이에서 관망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염동연(廉東淵) 이광재(李光宰) 서갑원(徐甲源) 당선자 등 친노 그룹도 의견 개진이 노심(盧心)과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당분간 의사 표명을 자제하거나 ‘제3의 길’(이광재 당선자)을 자임하며 어느 쪽에도 쏠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양양=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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